‘막장’ 드라마 붐 다시 부나…살인과 불륜, 누명에 복수까지 ‘점입가경’

기사승인 2013-02-03 15: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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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드라마 붐 다시 부나…살인과 불륜, 누명에 복수까지 ‘점입가경’


[쿠키 연예] 한동안 이른바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따뜻하고 잔잔한 이야기를 그리겠다며 자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던 방송사들이 최근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드라마를 잇따라 선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간 막장 드라마는 무분별한 복수와 개연성 없는 설정, 지나치게 극단적이고 비상식적인 상황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자극적인 설정과 빠른 전개로 눈길을 끌며 ‘욕하면서 본다’는 시청자 층이 확보되자, 시청률 올리기에 급급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때문에 몇 년 전부터 방송사들은 사회 전반적으로 불어온 힐링 코드의 바람을 타고 따뜻하고 잔잔한 이야기를 그린다며 ‘탈(脫) 막장 드라마’를 표방해왔다. 배우들 또한 너도나도 “막장 드라마가 아니라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강조할 정도였다.

하지만 공익을 우선시하며 작품성을 내세우는 등 안정적인 행보를 보이고자 했던 방송사들은 최근 들어 다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로 가득한 막장 드라마들이 선보이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선정적인 소재와 자극적 언어로 시청률 올리기에만 혈안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은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시청률 견인에는 성공했지만 방송 초반부터 막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서울 변두리의 오래된 노포를 배경으로 삼대째 국수공장을 운영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리겠다고 했던 ‘백년의 유산’은 극악무도 시월드가 중점적으로 펼쳐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드라마에서는 여주인공 민채원(유진)이 시어머니 방영자(박원숙)에게 온갖 수모를 당하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펼쳐진다. 아들 김철규(최원영)와과 민채원의 결혼을 반대했던 방영자는 며느리를 내쫒기 위해 아들의 와이셔츠에 립스틱 도장을 찍어 철규의 바람을 의심하게 만들고, 폭언은 물론 폭행까지 일 삼는다.

이혼 종용에도 며느리가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자 마마보이인 아들을 꼬드겨 결국 채원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킨다. 뿐만 아니라 채원은 정신병원을 탈출하다 사고를 당해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남편과 시어머니의 악행을 기억하지 못한 채 다시 집으로 들어가 수모를 당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극적인 소재를 내세워 시청자의 눈길을 끄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방송 내내 남편의 폭력과 시어머니의 악행, 정신병원 입원과 탈출 등이 펼쳐지며 주말 가족드라마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백년의 유산’은 총 50부작으로, 중반부터는 친정에 들어간 채원이 시월드와의 본격적인 대결을 펼치며 반격을 가하는 모습이 그려질 예정인 만큼, 가족의 따뜻함과 행복의 참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가족드라마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첫 선을 보인 SBS 주말드라마 ‘돈의 화신’은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강지환, 황정음 주연의 ‘돈의 화신’은 돈 때문에 소중한 것을 잃은 한 남자를 중심으로 로비와 리베이트, 커넥션과 비리에 얽힌 대한민국의 세태를 날카로운 해학과 풍자로 그려내는 작품.

첫 회에서는 속도감 있는 전개로 인물들의 관계도가 펼쳐졌다. 극중 이중만 회장(주현)을 파멸로 이끌어 그의 아들 이차돈(강지환)과 연적이 되는 지세광(박상민)은 이중만 회장의 애첩인 은비령(오윤아)와 욕조에서 애정 행각을 벌이는 장면이 그려졌다. 또한 이중만 회장의 부인이 탄 한약에 독극물을 넣은 것으로 누명을 씌워 대신 살인범으로 몰기까지 했다.

‘돈의 화신’은 살인과 불륜, 누명, 복수에 출생의 비밀까지 더해진 자극적인 소재가 가득했고, 가족끼리 시청하기에 민망한 노출신까지 더해져 방송 한 회 만에 ‘막장’ 논란에 휩싸였다.

4일 jTBC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일일드라마 ‘가시꽃’은 재력과 권력에 의해 행복이 짓밟히고 죽음에 문턱까지 갔다 온 한 여자가 펼치는 복수극을 그린 작품이다. 앞서 많은 드라마들이 선보였던 착하고 힘없는 한 여성이 통쾌한 복수를 펼치는 이야기다.

순수함과 팜므파탈을 오가는 한 인물의 극단적인 변화는 복수극의 단골 소재지만, ‘가시꽃’에는 여러차례 성추행 장면과 살인 은폐 등 자극적인 장면들이 전개된다. 질투하는 친구의 머리에 음식을 쏟아 부으며 조롱하고, 결국엔 친구의 애인을 빼앗아 결혼하려는가 하면, 자신의 알리바이를 위해 거짓 사랑 및 연애를 하는 설정 등도 이어진다.


연출을 맡은 김도형 PD는 “사람들은 욕망을 억누르고 살아가지만, 드라마 속 각각의 인물들은 가볼 데까지 가보고 닿을 수 있는 곳까지 닿아보고 싶은 인간 본연의 모습을 지녔다”라며 “사람 안에 내재돼 있는 욕망을 그대로 보여주게 될 것 같다. 시청자에게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즐거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지만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막장 논란 뿐 아니라 흔히 등장하는 출생의 비밀이나 시한부 또는 기억 상실증 설정 등 피상적인 소재를 벗어나지 못한 지적이다. 재미있고 신선한 소재에 대한 시청자의 목마름은 여전할 것으로 보여 ‘막장 드라마’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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