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31사단에 미용사들로 여성 예비군 소대 창설

기사승인 2013-06-06 16: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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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미용가위를 들던 가냘픈 손에 M16 소총을….’

여성 미용사들이 예비군으로 한꺼번에 입대해 화제가 되고 있다. 특정 단체의 회원들로 여성 예비군 소대가 창설된 것은 창군 이래 처음이다.

육군 제31사단은 6일 “전남 고흥군 미용사회 회원 30명이 참여해 지난달 31일 고흥대대에 여성 예비군소대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소대 창설은 지난해 11월 대한미용사회 고흥군지부장 송영남(56·여)씨가 운영하는 미용실에 ‘이발병’으로 복무 중인 한 현역병이 머리를 손질하러 온 게 계기가 됐다.

이 현역병은 송 지부장에게 “많은 부대원들이 한두 달에 한번씩 머리를 깎는데 일손이 부족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발경력이 부족해 개성이 강한 부대원들의 입맛에 맞는 ‘세련된 헤어스타일’을 해줄 수 없다는 푸념도 덧붙였다.

평소 소록도병원 등에서 이발봉사를 해온 송 지부장은 회원들과 논의한 끝에 두 달에 한 번씩 군부대를 방문해 매번 100명이 넘는 장병들의 머리카락을 다듬어줬다.

상당수 회원들은 “내 아들도 현재 군에서 복무하고 있거나 입대를 앞두고 있다”며 봉사활동을 반겼다.

이후 아들 또래 장병과 친해진 이들은 지난 4월 고흥대대에서 여성 예비군소대를 창설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미용사 회원들은 “밤새 휴전선을 지키지는 못하지만 예비군 훈련은 감당할 수 있다”며 서로 참여하겠다고 앞 다퉈 나섰다. 소대 병력인 30명으로 인원이 제한돼 회원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대부분 40~50대인 이들은 앞으로 이발봉사와 함께 연 1회 6시간 예비군 훈련에도 동참하게 된다.

소대장을 맡게 된 송 지부장은 “엄마들도 나라를 지키는 데 한몫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자녀들에게 보여주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고흥=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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