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방송예능, 연예인 사생활 재탕·삼탕…지겹지 않니?

기사승인 2013-01-17 15: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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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방송예능, 연예인 사생활 재탕·삼탕…지겹지 않니?


[쿠키 방송] 방송 MC가 게스트를 데려다 놓고 무엇인가를 묻는다. 그리고 게스트가 대답하면 화들짝 놀라는 표정으로 “정말이냐”라고 묻는다. MC가 바보인지, 작가의 정보 수집 부족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해당 내용은 이미 몇 개월 전 다른 방송에서 다 나온 내용이다. 그리고 이 내용은 며칠 후 다시 다른 방송에서 MC의 ‘화들짝’ 놀라는 모습으로 또 포장된다.

16일 밤 방송된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고창석의 집안이 새삼 화제다. 부모님이 모두 서울대 출신이고, 형은 유명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이고, 누나는 미국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내 이정은에 대한 이야기도 거론했다. 이 이야기는 이미 많은 예능 프로그램 뿐 아니라, 고창석이 영화 촬영 후 진행되는 언론 인터뷰에서 수없이 거론됐다.

배우 서태화가 방송 중 열애라고 털어놓은 사실을 KBS 2TV ‘여유만만’은 최초 보도라며 보도했다. 그런데 이미 이 역시도 한 케이블 채널에서 여자친구가 있다고 밝혀, 비슷한 내용이 보도됐다. ‘여유만만’측이 몰랐을 수도 있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생뚱맞은’ 내용이다.

16일과 17일 방송에 보여준 이 두 사례 뿐 아니라, 이미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재탕, 삼탕하는 일은 수없이 많이 봐왔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 앨범 발표 등이 있을 때마다 지상파와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배우, 가수들은 이미 오래전 한 이야기부터 최근 다른 예능에서 한 이야기까지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한다.

방송은 분명 다른데, 시청자들은 내용상으로는 재방송을 보는 것이다. 한 배우는 과거 인터뷰에서 “홍보를 위해 어쩔 수 없지만, 그러고 있는 내 모습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기까지 했다.

물론 반박은 있다.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의 한 작가는 “그 이야기를 다른 방송에서 했던 것을 모를 리가 있나.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내용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어쩔 수 없다”며 “가급적이면 같은 내용이라도 다르게 드러내려 하지만, 내용이 같으니 보는 사람이 똑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다른 방송관계자는 아예 상관없다고 말한다. 이 관계자는 “시청자들이 모든 예능을 보는 것은 아니지 않나. 자신이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고, 거기에 나오는 게스트들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그게 다른 방송에서 했다고 해서 안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처럼 오로지 방송으로만 내용이 전달되는 시기에는 이 관계자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전날 방송이 지속적으로 회자되는 시대에 과연 “우리 방송만 보는 시청자”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물론 예능을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소재의 한정으로 인해, 이 같은 패턴은 계속될 것이다. MC는 전 국민이 아닌 내용을 묻고, 자신만 몰랐다는 듯이 또 놀랄 것이고 그 내용은 다음 날 인터넷에 ‘아주 새로운 사실’로 포장돼, 전달될 것이다. 시청자들과 누리꾼들은 “했던 이야기잖아”라며 허탈하게 또 웃을 것이니 말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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