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법칙’ 제작진 “과장 표현 인정…제작자의 욕심”

기사승인 2013-02-13 10: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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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 제작진 “과장 표현 인정…제작자의 욕심”


[쿠키 연예] SBS ‘정글의 법칙’ 제작진이 조작설에 휩싸인 해당 프로그램에 일부 과장된 표현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없던 사실을 만든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지원 PD는 13일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에 자신의 입장을 정리한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서 이 PD는 프로그램의 세 가지 원칙을 알렸다. 그는 “첫째, 안전이 최우선. 둘째, 미션 수행 시 기본적으로 자급자족. 셋째, 그곳의 자연과 문화에 대한 존중. 이 세 가지의 원칙을 지켜가기 위한 고민을 지금껏 단 한 번도 멈춰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병만족이 열악한 환경을 극복해가는 모습을 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장된 표현이 있었음을 겸허하게 인정한다”면서 “현장에서 실제로 겪는 감정들을 더 피부에 와 닿게 전달하려다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시즌이 계속되고 전보다 나은 방향으로 계속 진화해야 하는 또 다른 숙제를 안게 되면서 세간의 높아진 관심에 대한 압박이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제작자로서의 욕심도 있었음을 고백한다”고 털어놨다.

또 “방송을 위한 촬영이다 보니 때로는 안전을 위해서, 때로는 예능적 재미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연출진이 나서서 최소한의 교통정리를 해야 할 상황도 존재했다”면서 “이유야 어찌 되었든 정글의 법칙을 믿고 사랑해주신 시청자와 목숨을 걸고 생존해온 출연자 여러분께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키게 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PD는 나미비아편, 마다가스카르편, 뉴질랜드편에 대해 인터넷상에 떠도는 논란을 해명했다. 이하 이 PD가 게재한 내용 전문이다.

정글의 법칙 나미비아편, 바누아투편, 마다가스카르편, 뉴질랜드편을 연출한 이지원PD입니다.


먼저, 정글의 법칙을 사랑하고 믿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마음속 깊이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뉴질랜드 촬영을 진행하는 동안 제작과정에 많은 의문이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들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속히 돌아가서 속 시원히 말씀을 드리고 싶었지만 이제야 귀국하여 말씀드리게 된 점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재작년 처음 정글의 법칙 시즌1을 시작했을 때 저희의 기획의도는 도시의 삶에 익숙한 출연자들이 대자연 속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며 병만족이라는 하나의 가족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고자 한다는 단 한가지였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그들이 살아갈 장소가 필요했지만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원시 부족이나 비밀의 장소를 발견하는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저희가 세운 제작원칙은 단순했습니다. 첫째, 안전이 최우선. 둘째, 미션 수행 시 기본적으로 자급자족. 셋째, 그곳의 자연과 문화에 대한 존중. 이 세 가지의 원칙을 지켜가기 위한 고민을 지금껏 단 한 번도 멈춰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병만족이 열악한 환경을 극복해가는 모습을 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장된 표현이 있었음을 겸허하게 인정합니다. 저희가 현장에서 실제로 겪는 감정들을 더 피부에 와 닿게 전달하려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또한, 시즌이 계속되고 전보다 나은 방향으로 계속 진화해야 하는 또 다른 숙제를 안게 되면서 세간의 높아진 관심에 대한 압박이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또 제작자로서의 욕심도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치열하고 리얼하게 생존해야함과 동시에 출연자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는 모순된 현실은 늘 제작진의 고민이었습니다.

그리고 방송을 위한 촬영이다 보니 때로는 안전을 위해서, 때로는 예능적 재미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연출진이 나서서 최소한의 교통정리를 해야 할 상황도 존재했습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정글의 법칙을 믿고 사랑해주신 시청자와 목숨을 걸고 생존해온 출연자 여러분께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키게 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인터넷 상에 떠도는 논란들에 대해 알고 있는 그대로 설명드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촬영했던 편들에 대해 성심껏 말씀드리겠습니다.

■ 나미비아편

- 힘바족이 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진. 일본 AV에 동일한 부족이 출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 답변: 힘바족이라는 부족은 아프리카 나미비아 북부의 카오코랜드라는 넓은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부족으로서 그 총수는 약 2만 명에서 5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우리도 도시사람이 있고 오지마을 사람도 있듯이 그들도 접근이 어려운 오지산간에서 그들만의 마을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부터 아예 도시로 이주해 관광객에게 전통 공예품을 팔거나 사진 모델이 되어주며 돈을 버는 사람들까지 아주 다양한 집단이 존재합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진은 그런 사람들의 사진입니다. 실제 저희 촬영 중에도 그런 도시의 힘바족을 만났었지만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와 달라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대대로 전통성을 유지하고 있는 마을을 수차례 답사 끝에 어렵게 찾았습니다. 물론 그곳에도 티셔츠를 입고 있는 젊은이들이 있었습니다만 그 모습 역시 숨김없이 방송으로 보여 드렸습니다. 병만족과 힘바족이 각자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고 공존해가는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것이 저희의 의도였기 때문입니다.

일본 성인비디오물에 출연했다는 힘바족 마을은 저희도 나중에 알고 확인한 결과 저희가 촬영한 장소와 전혀 상관이 없는 마을입니다. 마을로 진입할 때의 주위 나무들이나 마을의 크기, 출연한 부족원들의 얼굴 또한 비슷해 보이지만 일일이 확인하면 다른 사람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바누아투편

1. 말말족 마을이 관광마을이라는 의혹. “마을이 생긴 이래 외부인 처음”이라는 인터뷰가 조작되었다는 의혹에 대해서.

- 답변: 바누아투는 80여 개가 넘는 섬에 서로 다른 수많은 부족들이 살고 있습니다. 사전답사과정에서 다양한 섬의 수많은 부족을 접촉하였고 그중 가장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스스로 외부로부터 고립된 산꼭대기로 올라가 귀농을 선택했다는 말말가족을 소개받아 최종 선정하였습니다. 이분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현지에서 오랫동안 신뢰관계를 쌓아 오신 한국인 선교사분이 통역을 도와주셨고 해당 자막은 비슬라마어로 인터뷰한 후 제작진에게 한국어로 번역해주신 것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저희가 의심할 여지는 전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촬영원본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작진: “오늘 6명의 식구들(병만족)과 만났는데 첫인상은 어땠는지?”

통역: 비슬라마어로 질문

말말가족아빠: 비슬라마어로 답변

통역: “자기 마을을 방문해서 고맙고요. 자기 마을 생긴 이래로 처음 외부인이 들어왔고 마을을 위해서 여러 가지 만들어줬는데 그걸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정글의법칙 촬영 후(2012년 3월) 바누아투 관광청은 여수엑스포에 참여하는 등 정글의법칙을 이용한 적극적인 자국홍보에 나섰으며 촬영이 끝난 방송촬영지가 새로운 관광코스화되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현지 관계자를 통해 사후에 확인한 바 있습니다. 혹시 다른 사안이 확인되면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2. 바누아투 지역신문에 정글의법칙 기사가 떴다는 사실과 김병만이 감사패를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서

- 답변: 모든 프로그램들이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관련국의 해당 기관으로부터 사전허가와 정확한 정보 확인을 받는 일입니다. 사전답사 과정에서 바누아투 관광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고 한국과는 교류가 많지 않은 나라이기에 촬영 자체가 큰 사건이라 신문기사가 난 것 같습니다. 저희팀은 촬영이 끝날 때까지 이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또한 촬영종료 다음날에도 저희 몰래 깜짝 만찬을 준비하시고 그 자리에서 김병만 씨에게 감사패를 수여하셨으며 이에 김병만 씨가 즉석에서 바누아투의 여수엑스포 참가를 축하하는 멘트 촬영으로 보답했던 상황입니다.



3. 20분이면 충분히 올라가는 야수르 화산을 4시간 넘게 걸리고 해발고도를 총 400m 안 되는 산인데 중간지점에서 400m라고 조작했다는 의혹



- 답변: 해발 361m로 알려진 야수르 화산은 분화구 직전까지 차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이 있고 그 후에 정상 분화구까지 도보로 20분 정도의 트랙이 있습니다. 그것을 지적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가 촬영을 할 때 물론 그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방송에서도 선발대가 차로 정상에 먼저 당도하여 출연자들과 연락을 시도하는 장면이 나갔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기획의도대로 병만족 스스로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올라갈 길을 찾아 찻길이 아닌 반대쪽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진 능선의 가장 밑에서부터 시작하여 전 구간을 도보로 등정하도록 출연진의 동의하에 미션을 주었습니다. 트랙이 없는 루트였기 때문에 낙석의 위험이 증가하였고 등정시간도 예상보다 훨씬 많이 소요되어 캄캄한 밤에 길을 잃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리키 씨가 정상 가까이에서 고도가 표시되는 본인의 시계를 보며 400m라고 말한 것은 리키 씨 입장에서 실제로 시계에 표시된 것을 말한 것입니다. 시계에 표시되는 고도는 기압의 변동을 이용해 측정하는 것으로 날씨 등의 변수에 따라 오차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4. 블루홀과 밀레니엄 케이브가 굳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데 그렇게 방송됐다는 의혹.

누구나 갈 수 있는 쉬운 코스인데 위험한 구간으로 표현했다는 의혹.

- 답변: 촬영팀의 출발지점에서 블루홀과 밀레니엄케이브를 통과하여 말말족 마을로 들어가는 루트는 돌아가는 길인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사전답사를 통해 이미 확인하였고 말말가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의 다양한 상황을 보여 드리기 위해 제작진이 일부러 돌아가는 미션을 주었습니다. 그 점을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다만 돌아가는 과정에서 실제로 숲길로 3시간 이상을 걸어서 이동하며 촬영을 진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정글의 동식물들을 보여 드리는 시간으로 활용했습니다.

밀레니엄 케이브는 2000년에 발견되어 이미 사람들에게 알려진 장소라는 점을 방송에서 자막으로 소개했습니다. 실제로 물이 많지 않은 건기에는 일반인들도 지나갈 수 있는 코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현장을 답사했던 2월과 촬영 당시였던 3월은 비가 많았던 때로 촬영 직전까지도 동굴을 통과하는 지하수의 양과 속도가 급속히 불어나서 촬영을 포기할 것을 고려할 정도로 어려웠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조건에서의 동굴 통과의 어려움을 다소 과장하여 표현했던 자막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습니다. 예능적인 느낌을 강조한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점들을 더욱 주의하겠습니다.

■ 마다가스카르 편

1. 사칼라바족 마을에서 리키, 진운, 정철이 고기를 잡으러 배를 타고 나갔다가 조난이 된 상황에서 베이스 캠프와의 거리가 방송상으로 <약 10km>로 표현이 되었는데 사실은 <4.68km>라는 의혹. (첨부파일1)



- 답변:

네티즌이 올려주신 CG(마다가스카르 10회 58:00경)보다 약 10분 전 방송 내용을 보시면 (마다가스카르 10회 48:23) 실제 이동했던 물길을 곡선으로 표현한 또 다른 CG 장면 (첨부파일2)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 루트를 따라 실제 이동거리를 구글 어스로 확인하면 베이스캠프와의 거리가 8.73km(첨부파일3)로 나옵니다. 통상적인 관례에 따라 표현하다가 1.27km의 과장이 있었던 점을 사과드립니다.

■ 뉴질랜드 편

정글의 법칙의 한 에피소드는 통상적으로 병만족이 자신들만의 생존공간에서 생존하는 전반부와 그 나라의 전통적인 부족을 만나 공존하는 후반부로 이루어집니다.



뉴질랜드의 마오리족은 오래전부터 현대화되어 전통방식 그대로 살고 있는 부족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따라서 3월부터 방송될 뉴질랜드 편은 기획단계에서부터 마오리족의 현실을 그대로 알려드리고 그들을 교관 삼아 전통적인 사냥노하우만 배우는 일종의 생존캠프로 촬영하였습니다. 방송을 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정글의 법칙을 제작하면서 선배 한분이 하루 동안 정글에서 실종이 되어 회사 전체에 비상이 걸렸던 적도 있었고 저 스스로도 바다에 빠져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정글에서 버라이어티를 만든다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작업인지를 시작하기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어려움이 크면 클수록 저희 정글의 법칙 팀은 오히려 일치단결하여 실제로 피와 눈물과 땀을 흘려가며 자기 몸처럼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습니다. 저를 믿고 오늘까지 따라와 준 출연진과 스태프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이 모든 일에 저를 탓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정글의 법칙을 사랑하기에 시청자 여러분의 어떤 채찍질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저희를 믿어주시는 분들을 위해 더욱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더욱 철저하게 준비하고 체크하겠습니다. 자칫 진정성을 가릴 수 있는 과장된 편집과 자막을 지양하겠습니다. 카메라 밖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장상황에 대한 설명도 친절히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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