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라면 상무 나왔지” 포스코 웹툰 뒤늦게 구설수

기사승인 2013-04-28 16:37:00
- + 인쇄
“이러니 라면 상무 나왔지” 포스코 웹툰 뒤늦게 구설수


[쿠키 사회] 항공기 승무원에 대한 포스코에너지 임원의 폭행 사건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엔 포스코 공식 블로그에 연재됐던 웹툰이 구설수에 휩싸였다. 라면 때문에 물의를 일으킨 상무의 행동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상사의 행동을 당연시하는 포스코의 조직 문화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최근 포스코 워크샵에서는 갑(甲) 노릇한 조직문화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른바 ‘라면 상무’ 사건 발생 이후 인터넷에서는 ‘더 이상 웃으며 볼 수 없는 포스코 웹툰’이라는 제목의 글이 덩달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관심을 끈 웹툰은 포스코 소속 임직원들의 애환과 에피소드를 다룬 웹툰 ‘포스코패밀리 본격생활카툰! 마요네즈’ 제2편 ‘결재는 타이밍’.

웹툰은 상사의 기분에 따라 결재를 받아야 하는 부하직원들의 상황을 가벼운 터치로 묘사했다.

포스코 여직원 김 대리는 A부장에게 결재 서류를 들고 갔다가 혼쭐이 난다. A부장은 직전에 전화를 하다 자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상대방이 전화를 끊어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한 번 밉보인 김 대리는 A부장에게 무려 4번이나 결재 서류를 고쳐오라는 호통을 듣게 된다.

김 대리와 달리 다른 여직원은 A부장으로부터 단번에 결재를 받는다. 이 여직원은 A부장이 커피를 마시는 사이 커피를 판매한 가게가 맛도 분위기도 좋다는 식의 말을 하며 분위기를 풀었다.

결재 서류를 고치느라 고민하던 김 대리에게 다른 여직원은 “같은 내용이라도 부장 컨디션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며 “결재도 타이밍이 있다”고 조언한다.

즉 부장이 아침 출근했을 때나 사무실 전화로 통화한 뒤에는 결재를 받으러 가선 안 되고 휴대전화로 통화한 뒤에는 결제를 받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 여직원은 특히 부장 퇴근 직전에는 복불복이라며 부장의 기분이 좋으면 결재를 받아 퇴근할 수 있지만 부장 기분이 안 좋으면 야근을 각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대리는 퇴근 직전 기분이 좋은 A부장에게 결재 서류를 내밀고 5번 만에야 사인을 받아내는 데 성공한다.

가볍게 보고 지나칠 수 있는 내용이지만 라면 상무에 놀란 네티즌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포스코에서는 상사의 기분을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한 일 아니냐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웹툰대로라면 포스코 임원들은 기분에 따라 일처리를 하는 사람들이고. 부하 직원들은 일의 내용과 상관없이 상사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저런 분위기가 만연됐으니 라면 상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문제의 웹툰은 공식 블로그에서 삭제됐다.

라면 상무 사건은 포스코가 수십년간 우월적 지위를 누리면서 형성된 갑(甲)의 조직문화 때문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황은연 포스코 CR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6일 경기 파주 출판단지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창피한 일이지만 생각해보면 포스코 문화 45년간 갑 노릇만 하다가 언젠가 분명히 터질 일이었다, 차라리 잘 터졌다”며 “대기업이나 힘 있는 기관에 종사하는 이들은 모두 비슷한 잘못을 하지 않도록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최근 신임 임원 특강에서 “그간 쌓아온 국민기업으로서의 좋은 이미지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듯한 충격적인 일”이라며 “임직원 모두 부끄러운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인기 기사]

▶ 추신수, 이번엔 홈런포 작렬… 시즌 4호

▶ 日 뺏기고 韓 넣고…지동원 골에 희비

▶ SNL ’응교’ 패러디 현아 요염한 포즈

▶ ‘무릎 꿇고 비는 여승무원’ 사진 논란… “대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시끌시끌

▶ 이번엔 2002만원…‘의문의 계좌인출’ 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