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무원 폭행 임원 신상털기 출처 논란… 대한항공 “우리도 당황”

기사승인 2013-04-21 16: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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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대한항공 미국행 비행기에서 여성 승무원이 비즈니스석 승객에게 폭행당했다. 포스코에너지 임원으로 알려진 이 승객은 미국 입국을 거부당했다. 그의 이름과 얼굴 사진, 소속 회사가 인터넷에 유출돼 이른바 ‘신상털기’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항공은 사실 관계를 파악한 뒤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21일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5일 오후 인천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비행기에서 일어났다. 해당 임원은 착륙 직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서 ‘조사를 받거나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요구를 받고 귀국했다.

A씨의 기내 난동을 담은 카카오톡 문자가 유출되면서 인터넷에서는 그에 대한 ‘신상털기’가 시작됐다. 문자에 따르면 임원 A씨는 기내식 주문 때 말없이 있다가 식사가 서비스되자 “왜 나는 라면 안 줘”라며 갖고 있던 책 모서리로 승무원의 눈두덩을 때렸다. 앞서는 라면이 덜 익었다며 다시 끓일 것을 요구했다. 식사 도중 냅킨 등을 통로로 던지기도 했다. 면세품의 귀국편 탑재를 요청하다 시간 제약으로 어렵다는 답변을 듣자 격하게 항의하고 만류하는 승무원에게 “웃지 말라”며 손가락질을 했다.

카카오톡 문자는 항공 전문용어가 다수 등장하는 것으로 볼 때 ‘기내 리포트’인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측은 “공식절차를 밟지 않은 것이므로 진위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A씨와 소속 기업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의 행동을 비난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내 폭동과 난동은 항공 안전을 저해하는 요인이므로 진상 파악 뒤 법적 조치가 필요하면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의 신상정보가 유출된 데 대해서는 “승객의 신상정보 유출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도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A씨의 소속사로 지목된 기업은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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