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김수현, 스타 아닌 배우로 성장하다…

기사승인 2013-06-19 08: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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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큰 키에 작은 얼굴 선한 미소까지. 20대 대세배우를 꼽으라면 단연 김수현일 것이다.

지난 2007년 MBC 시트콤 ‘김치치즈스마일’로 데뷔한 후 드라마 ‘드림하이2’ ‘해를 품은 달’ 영화 ‘도둑들’까지 ‘대박행진’을 터트리며 인기 스타로 급부상한 그는 여세를 몰아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주연으로 나섰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영화는 개봉 12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고, 할리우드 대작들 사이에서도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북한 남파특수공작 5446 부대 엘리트 요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수현은 북한 특수요원으로 남한 달동네에 남파, 바보인척하는 동구를 연기했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기존의 세련된 이미지를 벗고 거침없이 망가졌다. 여자 속옷 차림으로 등장해 웃음을 전하고, 더러워 보일 정도로 콧물을 흘리며 대변 위에 주저앉는 연기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 길을 가다 수시로 넘어지는 등 수준급 슬랩스틱 코미디를 선보였다. ‘스타’보다는 ‘배우’를 원했기에 가능한 연기였다.

김수현은 최근 쿠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런 장면들을 언급하며 “스스로를 포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고마운 신(scene)들이다”라고 털어놨다. ‘해를 품은 달’ 이후 갑작스레 높아진 인기에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고, 집 밖에도 잘 나서지 않은 채 스스로를 가둬뒀지만 바보 연기를 하면서 자신을 구속하고 있던 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해를 품은 달’을 한 뒤 좋은 대본들이 많이 들어오고 광고도 찍게 되면서 많은 것을 얻었어요. 하지만 자연스럽게 그에 대한 책임감도 뒤따라왔죠. 광고나 작품을 통해 밖으로 보여진 제 이미지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어요. 그러다보니 조심할 것들이 많고 겁도 많아졌어요. 사람이 작아지고 움츠러들게 됐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요.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하고 싶은 것들을 편하게 다 할 수 있어 좋았어요. 스스로를 관리할 필요 없이 탁 놓아버리면 되는 것들이었으니까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그의 첫 영화 주연작이다. 멜로나 로맨틱코미디 등 아직은 멋진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어 할 것 같은데 바보연기를 선택한 것이 의외였다. 그 역시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하지만 “겁이 났기에 택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솔직히 겁났어요. 하지만 겁이 났기에 좋은 작품인 것 같아요. 겁나지 않는 작품을 택하는 것이 더 위험한 거잖아요. 정체되는 것이고 고정된 이미지를 갖게 되는 거니까요. 첫 주연작이라 갖는 부담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워낙 웹툰을 재밌게 읽었기에 놓치고 싶지 않은 작품이었어요.”

인기를 떠나 아직 신인이기에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접해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연기 철학이다.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을 테니 지금의 김수현을 ‘도전자’로 봐달라는 부탁도 곁들였다.

“이거 해본 거야. 저거 해본 거야 라고 말하고 싶어요. 여기저기 도전해보면서 제 영역을 넓히고 새로운 저를 발견하고 싶거든요. 그렇게 쌓아가다 보면 나중에는 관객들이 ‘김수현 나오는 작품이야? 그럼 한번 보지 뭐’라는 신뢰를 갖게되지 않을까요(웃음).”

[쿠키 人터뷰] 김수현, 스타 아닌 배우로 성장하다…

김수현은 또래 배우들보다 훨씬 성숙한 생각으로 계획적 미래를 설계하고 있었다. 지금의 인기에 떠밀려 거만해져선 안 되고 차곡차곡 과정을 밟아가야 한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그만큼 연기에 대한 욕심이 컸고 자신에게 냉정했다. 인기를 누리기에도 바빴을 ‘해를 품은 달’ 촬영 당시에는 극심한 패배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해를 품은 달’ 때 저 자신에게 정말 많은 실망을 했어요. 연기하면서 ‘또 안되는구나. 여전히 부족하구나’라는 걸 느꼈죠. 물론 그런 과정이 지나고 나니 많은 것을 얻긴 했지만 당시에는 극심한 패배감에 시달렸어요. 그때 스스로에게 준 연기 점수는 C+였어요. 그것도 시청률이 잘 나와서 그 정도 준거였죠.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연기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만족한 부분이 있기에 조금 높아진 B정도를 주고 싶어요.”

매 작품마다 조금씩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그의 목표다. 물론 본인이 주는 점수지만 그렇기에 더욱 힘들고 소중하다. 그러면서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하나씩 터득하는 노하우가 값진 재산이 된다고 했다. 촬영 중 긴장 푸는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는지 물었더니 오히려 “계속 긴장하려고 한다”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긴장이라는 녀석과 줄다리기하는 것 같아요. 긴장에 먹히면 경직되고 원래 하려던 것도 못하게 되는데 너무 풀어져서도 안되잖아요. 때문에 긴장, 부담감 등과 늘 줄다리기해요. 지지 않으려고 더 필사적으로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고요.”

롤 모델로는 배우 정보석을 꼽았다. 지난 2010년 드라마 ‘자이언트’에서 호흡을 맞춘 이후 그와 같은 연기자가 되기를 꿈꾼다고.

“정보석 선배님은 연극, 드라마 등 여러 분야를 병행하면서 한번을 안 쉬세요. 정말 열정이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했고 그 열정만큼 밖으로 보여지는 것들도 굉장해요. 정보석 선배님처럼 성장하는 것이 저의 목표이자 꿈입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 사진=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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