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증오 대상”…황당한 日구글 검색어

기사승인 2010-03-05 1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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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는 증오 대상”…황당한 日구글 검색어

[쿠키 톡톡] ‘다른 피겨선수들로부터 미움 받는 김연아?’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에 대한 일본 네티즌들의 악감정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일본 네티즌들의 근거 없는 주장은 연일 김연아 흠집내기에 열중하는 일부 일본 언론의 치졸한 보도와 얽히며 각종 억측과 비방을 양산하는 근원이 되고 있다.

◇구글 재팬 ‘김연아는 증오 대상’

김연아에 대한 일본 네티즌들의 증오가 어느정도인지는 포털사이트 구글의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에서 쉽게 엿볼 수 있다.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이란 포털사이트 이용자들이 특정 단어를 입력할 때 가장 많이 검색하는 단어 및 어구를 자동으로 제시해 주는 서비스다.

5일 오후 3시현재 포털사이트 구글에서 일본어를 기본어로 설정한 뒤 김연아의 영문이름인 ‘yuna kim’을 치면 가장 먼저 ‘다른 피겨 스케이트 선수들로부터 미움 받는 김연아(yuna kim is hated by other figure skaters)’가 뜬다.

이 검색어를 누르면 가장 먼저 같은 제목으로 된 유튜브 동영상이 검색된다. 2분36초짜리 동영상은 몇명의 피겨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얼싸안고 있는 모습과 김연아가 이들과 떨어져 있는 사진 등이 나온다. 김연아가 따돌림 당한다는 주장을 펴기 위해 특정 장면만 편집한 동영상으로 추정된다.

구글은 자동완성 기능을 통해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검색어 10개를 순서대로 제시한다.

구글 재팬의 경우 yuna kim에 대한 10개의 자동완성 검색어 중 4개가 부정적이다.

‘김연아 불공정(yuna kim unfair)’이라는 검색어가 3번째이고 ‘다른 스케이트 선수들로부터 미움 받는 김연아(yuna kim is hated by other skaters)’와 ‘속임수 쓰는 김연아(yuna kim cheat)’가 각각 4번째와 10번째로 등장한다.

◇일본 네티즌 악감정 부추기는 매체들

김연아가 아사다 마오(20·추코대)를 압도적인 기술과 예술성으로 제압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지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는데도 일본 네티즌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는 것은 일부 일본 언론과 방송매체의 몰지각한 보도 행태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 지난달 28일 니혼(日本)TV 추적프로그램 ‘진상보도 반키샤’(이하 반키샤)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경기가 진행되는 순간 관중석에서 특정 심판의 채점 장면을 몰래 촬영한 장면을 보도했다. 반키샤는 특히 한 심판이 김연아에게는 연속 추가점을 주고 아사다 마오에게는 감점을 주는 장면을 편집해 내보내는 등 마치 심판 판정에 이상이 있다는 식으로 왜곡 보도했다.

방송을 본 일본 네티즌들은 ‘돈으로 매수한 썩은 금메달’이라는 식의 글을 쉴새없이 달았다.

여기에 일본의 인터넷 언론사 ‘팝업777’은 지난 3일 김연아가 J사로부터 협찬 받은 귀고리를 착용하고 경기를 치른 행동은 올림픽헌장을 위반한 것이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금메달이 박탈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가 나오자 일부 극성맞은 일본 네티즌들은 김연아의 J사 홍보영상과 밴쿠버 동계올림픽 경기장면을 잇달아 편집한 영상을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올리며 세계인을 향한 호소에 나섰다. 이들은 또 거대 커뮤니티 ‘2ch(2채널)’ 등에 모여 김연아의 올림픽헌장 의혹을 IOC 등에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준동하고 있다.

심지어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어 일본판의 김연아 항목에는 ‘올림픽헌장 위반으로 금메달 박탈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적혀 있다. 일본에서는 이같은 마타도어가 아예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