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사찰 논란 롯데 자이언츠 사과문 발표… “뼈를 깎겠다”

기사승인 2014-11-13 13: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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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사과문을 발표했다. 구단의 선수 사찰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다.

이창원 롯데 자이언츠 신임 대표이사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이윤원 단장, 이종운 감독, 주장 박준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문을 낭독했다. 사과문은 임직원과 선수단 전원의 명의로 작성됐다.

이 대표는 “구단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태로 분노와 실망을 하고 있을 팬과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국민 생활에 즐거움과 위안을 줘야 할 프로야구단의 일원으로서 심려를 끼치고 걱정을 안긴 점에 대해 머리를 숙여 깊이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큰 피해자는 팬이다. 응원과 사랑의 보답은커녕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마저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은 이유를 불문하고 선수들을 존중하지 못한 행위다. 어떤 이유든 정당화될 수 없는 행위였다. 프런트의 역할을 넘어 현장 고유의 권한을 침범했다”고 말했다.

구단이 원정경기의 숙소 내 CCTV로 선수를 사찰한 사실을 인정한 발언이었다. 이 대표는 “자존심과 명예에 상처를 입은 야구선수 모두에게 사과한다”며 선수를 향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구단의 내홍도 언급했다. “구성원의 갈등과 오해를 극복하지 못하고 외부에 파벌 싸움으로 비치는 등 부조리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더 실망을 안겼다”며 “선수단은 철저한 자기관리로 최상의 컨디션에서 매 경기를 임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일부 선수는 구설에 오르고 단체행동을 하는 등 팬들에게 걱정을 끼쳤다”고 했다.

이 대표는 내부 문제의 빠른 개선과 선수단의 자율운영, 프런트의 지원업무 전념, 감독 권한에 대한 완전한 보장, 선수단의 복지 및 훈련환경 개선, 내년 시즌의 경기력 향상 등을 약속했다. 이 대표는 “롯데자이언츠는 환골탈태하겠다. 뼈를 깎는 각오로 사랑을 받는 구단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