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64명 꾀어 성행위 촬영한 떡집주인 구속

기사승인 2009-08-31 19: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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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서울 광진구에서 떡을 파는 김모(41)씨는 올 들어 최근까지 적어도 64명의 여자와 잤다. 한 달에 8명, 한 주에 1∼2명 꼴로 상대를 갈아치운 셈이다.

김씨는 지난 1월부터 한 인터넷 만남 사이트를 들락거리며 20대 초반의 여자들을 꾀어 냈다. 대학생이 많았다.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사업하는 교포인데요, 잠시 귀국한 상태랍니다. 한 달에 500만원 줄 테니 저랑 만나 볼래요?" 이런 말에 여자들은 넘어갔다.

김씨는 서울 시내 여관과 모텔을 전전하며 여자들과 잤다. 만일에 대비해 '은밀한 행위'를 자신의 노트북에 내장된 소형 카메라로 찍었다. 여자들은 몰랐다.

한 번 만난 상대는 취향에 따라 걸러냈다. 마음에 안 드는 여자의 전화는 받지 않았다. 마음에 들면 계속 만나자고 매달렸다. 거절하는 여자에겐 자신이 찍은 동영상을 휴대전화로 보냈다. 안 만나 주면 인터넷에 퍼뜨리겠다는 뜻이었다. 만남의 대가로 내건 500만원은 상대를 낚기 위한 미끼였을 뿐 누구에게도 주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 28일 경찰에 꼬리를 잡혔다. 상대 몰래 성행위 장면을 찍은 혐의(성폭력특별법 위반)로 서울 종암경찰서에 구속됐다. 범행을 시작한 지 만 8개월 만이다. 김씨는 재미 교포가 아니었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떡집을 수년째 운영하고 있었다.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했다는 주장은 굽히지 않았다.

김씨를 조사한 경찰은 "말솜씨가 좋더라. 얼굴은 나보다 못 생긴 것 같은데 여자들에겐 호감을 주는 형인가 보더라"고 전했다. 이어 "피해 여성은 다들 고쳤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쁘게 생겼더라. 그렇게 멀쩡한 사람들이 몇 마디 말에 넘어가는 세태가 한심스럽다"고 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키로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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