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가 탈선 청소년?… “악성루머는 간접살인”

기사승인 2009-02-10 1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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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인기 여성그룹 ‘카라’의 멤버 구하라가 악성 헛소문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구하라와 비슷하게 생긴 여성이 남자친구와 여행을 즐기는 사진 등이 한 네티즌에 의해 인터넷에 유포되며 마치 구하라가 “알고보니 막 나가는 탈선 청소년”이라는 이미지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10일 새벽부터 인터넷에‘대박, 구하라 남자친구’라는 제목으로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이 올린 이 게시물에는 이 네티즌이 구하라라고 주장한 여성이 남자친구와 밀월여행을 즐기는 사진, 친구들과 술 먹는 사진,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증거 사진 등이 사진 설명과 함께 게재됐다.

이 게시물을 본 네티즌들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일부 네티즌들은 미성년자인 구하라가 남자친구와 펜션에 놀러갔다는 사진에만 집중적인 관심을 보이며 “구하라 끝났네요” 등 비꼬는 댓글과 함께 사진을 퍼뜨릴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이 사진은 한 동안 포털 검색어 상위에 오를 정도로 급속도로 관심이 높아졌지만 이내 잠잠해졌고, 처음으로 사진을 올렸던 해당 링크도 삭제됐다.

구하라가 탈선 청소년?… “악성루머는 간접살인”


이후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해프닝에 대해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익명성이라는 무기를 활용해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마치 확실한 것처럼 포장해 퍼뜨리고, “일단 올리고 아니면 그만”이라는 비뚤어진 국내 인터넷 문화를 더 이상 두고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디 ‘악셀’은 “사람을 망가뜨리는 것은 사실보다는 오히려 근거없는 소문”이라며 “구하라가 불쌍해진다”고 말했다.

더구나 해프닝으로 끝났다해도 이미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연예인 구하라에게는 상처가 남을 수밖에 없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어도 이후에 해당 연예인에 대해 다소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8일 MBC스페셜 ‘최민수, 죄민수…’편에서 보았듯 좋은 소문에 비해 나쁜 소문의 확산속도가 4배 가까이 빠르다. 그리고 연예인에 대한 나쁜 소문을 접한 뒤 그게 헛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이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관심을 도통 가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배우 최민수가 노인을 폭행했다는 사실을 사건 발생 후 8개월 가까이 흘렀지만 국민 중 80% 이상이 기억하고 있었는 데 반해 최민수가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30%에 불과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이번 구하라 사건 또한 잘못된 소문이 순식간에 퍼져나가 구하라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많은 사람들이 가지게 됐을 가능성이 높은 데 반해 이 사건이 해프닝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한 악성 루머는 어디서 날아오는지도 모르는 칼날을 피하지도 못하고 숨지도 못하고 맞고만 있도록 묶어두는 ‘간접살인’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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