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강간 시도 ‘자칭’ 픽업 아티스트 명문대생 구속…“전화번호 수십개 저장만, 99% 차여”

기사승인 2015-10-13 11: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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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강간 시도 ‘자칭’ 픽업 아티스트 명문대생 구속…“전화번호 수십개 저장만, 99% 차여”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서울의 한 유명 대학에 다니는 대학생이 여고생을 강간하려다 감옥 신세를 지게 됐다.

이 대학생은 자신의 잘못을 추궁한 상대 여고생 2명을 공갈·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가 조사 과정에서 도리어 유사강간 등의 혐의가 드러나 버렸다.

13일 의정부지검에 따르면 대학생 차모(22)씨는 지난 3월 홍대 거리에서 A양(18·고3년)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달라며 접근했다. 몇 번 거절하던 A양은 결국 번호를 알려줬고 며칠 뒤 차씨의 연락을 받고 만났다.

검찰 관계자는 “A양이 순진하고 공부도 잘하는데 좋은 학교에 다니는 대학생이라는 동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멋있어 보이던 이 ‘명문대생 오빠’는 세 번째 만났을 때 돌변했다. 차씨는 A양에게 술을 먹인 뒤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강제로 성관계를 하려 했고 A양은 완강히 거부, 반항 끝에 도망쳐 나왔다.

A양은 차씨의 실수라고 생각해 며칠 뒤 차씨를 다시 만났다. 하지만 우연히 차씨의 휴대전화에서 ‘B양에게 술 먹인 뒤 잠자리를 해야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와 수많은 여성의 전화번호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랐다.

A양은 B양에게 전화를 걸어 전후 사정을 설명한 뒤 함께 차씨를 만나자고 제안했고, 차씨는 B양이 먼저 전화하자 흔쾌히 의정부시내에서 만나기로 했다.

두 여고생의 ‘작전’에 말려든 차씨. A·B양이 거세게 추궁당하자 도망쳤고 화가 난 A·B양은 차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집어던져 파손했다.

이에 차씨는 자신이 신고당할 것을 우려, 오히려 “A·B양에게 감금과 협박 등을 당했다”며 공갈,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경찰과 검찰에 고소했다.

협박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은 차씨의 휴대전화에서 자신을 ‘픽업 아티스트’라고 소개한 내용과 함께 수십명의 여중고생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오히려 차씨를 수상히 여겼고 결국 혐의를 밝혀냈다.

‘픽업 아티스트(pickup artist)’는 성교할 상대, 특히 여성을 찾고 그 상대의 관심을 끌고 유혹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일컫는 용어다.

차씨는 ‘시간을 끌면 안 된다’ ‘괜찮다 싶으면 끝까지 간다’ ‘첫 멘트는 “첫눈에 반했습니다”라고 말한다’ 등 나름의 ‘행동 수칙’까지 정해놓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차씨는 외모가 준수한 편은 아니지만 말주변이 좋았다”며 “A양과 같은 수법으로 접근해 만남을 요구했지만 99%는 차였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결국 의정부지검 형사1부(김태철 부장검사)는 지난달 20일 차씨를 검거해 유사강간, 강제추행, 무고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또 차씨의 휴대전화에 있던 여학생들의 번호를 토대로 피해자가 더 있는지 등 여죄를 캐고 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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