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사망자, 알바 ‘마지막 날’이었다…“주말에 오면 구워주려 고기 사놨는데” 母 오열

기사승인 2015-07-03 16: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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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 사망자, 알바 ‘마지막 날’이었다…“주말에 오면 구워주려 고기 사놨는데” 母 오열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3일 오전 발생한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 폐수처리장 저장조 폭발사고로 숨진 협력업체 현대환경 소속 직원 6명 중 천모(28)씨는 이날이 근무 ‘마지막 날’이었던 걸로 밝혀졌다.

천씨는 지난달 8일부터 현대환경에 아르바이트로 첫 출근을 했다. 지난해에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 준비를 하던 중 사회 경험을 쌓고 싶어 처음으로 선택한 아르바이트가 인생의 마지막 거처가 되고 만 것이다.

특히 천씨는 사고가 난 이날 마지막 일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려고 했다.

천씨의 어머니 전모(56)씨는 “(아르바이트) 4주를 채우고 그만두려 했는데 그만 아들을 잃었다”며 시신이 안치된 울산병원 장례식장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전씨는 “아무도 연락해주는 사람도 없어 인터넷에 떠 있는 기사보고 아들이 있는 사고 현장에 갔다”며 “한화케미칼도, 현대환경도 폭발사고나 아들의 사고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전씨는 아침에 인터넷에 뜬 속보기사를 보고 ‘혹시나’하는 마음에 부산에서 한화케미칼 울산공장을 물어물어 찾아갔지만 공장 정문 앞에서 직원들이 막아 사고 현장에는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는 “공장 앞에서 현장 근로자 가족이라고 해도 아무런 설명도, 죄송하다는 말도, 어떤 말도 해주지 않았고, 들여보내 주지도 않았다”며 “시장이 오면 사고 브리핑을 같이 들어라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씨는 “매일 저녁 일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가면 전화를 걸어 나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던 착한 아이였다”며 “어제 밤에는 일이 힘들었는지 누워서 전화했고, 많이 피곤해 하는 것 같았다”며 가슴을 쳤다.

어머니는 “아들이 다른 직장에 정식 취업하기 위해 숙소에서도 계속 공부했고,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며 부지런히 지냈다”며 “이번 주말에 집에 오면 좋아하는 고기 구워주려고 15만원어치 사뒀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함께 있던 천씨의 외삼촌(54)은 “한화케미칼은 원청업체로서 제대로 안전 관리감독을 하고 작업을 진행했었야 했는데 안전메뉴얼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같은 사고가 나는 것”이라며 “시시비비를 가려 또다시 이런 사고로 인해 소중한 목숨을 잃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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