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유흥업소로는 힘들어”…조폭들의 ‘블루오션’

기사승인 2015-03-30 13:18:55
- + 인쇄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조직폭력배(조폭)의 수입원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유흥업소’이다. 하지만 최근 이들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곳이 있으니 바로 대학교 학생회, 대출사기 등이다.

순천지역 J파. 이들은 지난 1991년에 두목이 구속된 후 새로운 두목을 주축으로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를 장악, 조직 유지관리 자금원을 확보했다.

이어 이들이 손을 뻗친 곳은 바로 순천 지역의 3개 대학이다. 이들 대학에 조직원을 입학시킨 후 자금력 등을 동원,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당선시킨 조직원이 최근 10년 동안 모두 18명에 이른다. 총학생회장이 된 조직원들은 교비와 학교지원금 수억원을 횡령했다. 이들은 또 ‘조폭 총학생회장’을 장기적으로 지방 정계에 진출시키는 목표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지역을 무대로 활동하는 3개 폭력조직은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전통적인 자금원인 유흥가에서 활동이 어려워지자 ‘대출사기’에 눈을 돌렸다.

이들은 사기단 총책이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고 연락 온 피해자들에게 적립금, 예치금 등 명목으로 돈을 받으면 피해자들의 돈을 입금할 대포통장을 공급했다. 조폭들은 1개당 60만∼130만원에 대포통장을 총책에 넘겼고, 피해금 인출 시 인출금액의 13%를 별도 수당으로 챙기기도 했다.

경찰청은 최근 조직폭력배들이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고 보고 다음달부터 3개월간 조직폭력과 동네조폭에 대한 일제 소탕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조직폭력배는 전국적으로 216개파에 5378명이 관리 대상으로 선정됐다. 경찰은 지난해 조직폭력배에 대한 단속에 나서 1813명을 검거하고 이 중 337명을 구속했다.

최근 검거사례를 보면 조직폭력배들은 유사석유 원료 공급조직과 함께 유사석유를 제조·판매하거나 건설 중인 아파트 단지의 이권을 선점해 어린이집, 피트니스센터의 낙찰 대가로 금품을 받는 등 활동 영역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경찰은 조직폭력배들의 이런 합법을 가장한 음성적 활동이 정부가 출진하는 경제활성화를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구속수사 등 엄정한 처벌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 등 관련 기관과 협조해 조직폭력배의 활동 기반이 되는 은닉자금을 추적, 기소 전 몰수보전 제도 등을 통해 모두 환수할 방침이다.

경찰은 아울러 지난해 검거된 동네조폭들이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면서 재차 범행을 할 가능성이 있어 다시 단속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정용선 경찰청 수사국장은 “신고자와 제보자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명조서 등을 활용해 신변보호도 철저히 할 방침”이라며 적극적인 신고와 제보를 당부했다. afero@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