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들끓는 ‘장그래법’ 홍보하는 장그래라니… 임시완 노동부 광고 시끌

기사승인 2015-03-25 19: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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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들끓는 ‘장그래법’ 홍보하는 장그래라니… 임시완 노동부 광고 시끌

[쿠키뉴스=권남영 기자] tvN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 역으로 인기를 끈 배우 임시완(제국의 아이들)이 고용노동부 공익 광고에 출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임시완은 지난 19일부터 게재된 고용노동부 공익 광고에 출연했다. 영화 ‘국제시장’의 황정민도 함께 얼굴을 비쳤다. 광고에서 두 사람은 “노동시장을 개혁해야 청년 일자리가 해결된다”고 말한다. 임시완은 여기서 비정규직을 대표하는 ‘미생’ 장그래 모습 그대로 등장한다.

문제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이라는 문구에 담긴 의미다. 이는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뜻한다. ‘장그래법’이라고 명명된 이 대책안은 ‘35세 이상 비정규직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자’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장그래법’은 노동계로부터 ‘장그래 죽이기 법’ ‘비정규직 양산법’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시민단체와 노동단체들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의 폐지를 요구하며 지난 18일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를 발족하기도 했다.

비정규직 대표격인 장그래 임시완이 ‘비정규직 양산법’이라는 논란을 빚고 있는 고용노동부 대책안을 간접적으로 대변하게 된 셈이다. 앞서 ‘미생’ 원작자 윤태호 작가는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에 장그래 캐릭터를 광고에 사용하는 걸 흔쾌히 허락했던 터라 상황은 더 아이러니하게 됐다.

특히 지난해 12월 jtbc에 출연한 윤태호 작가는 ‘장그래법’에 대해 “그분들이 만화를 보셨는지 모르겠다. 만화를 보셨다면 어떤 의도로 보셨는지도 잘 모르겠다. 어쩜 이렇게 만화와 전혀 다른 의미의 법안을 만들면서 ‘장그래’라는 이름을 붙였는지”라고 일침을 가했다.

노동고용부 측은 “청년고용 사정을 해결하기 위해 노동시장의 전체적인 구조개선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광고 자체에 어떤 방향으로 구조를 개혁하자는 이야기는 없다”는 입장을 CBS노컷뉴스에 전했다.

이어 “광고 내용은 비난받을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노동시장이 개혁돼야 한다는 것은 노사정의 합의된 인식 차원에 있지, 광고 자체에 어떤 방향으로 구조를 개혁하자는 이야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kwonny@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