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사무장 내리라고 했지 리턴하라곤 안 했다고”…국토부 일문일답

기사승인 2014-12-16 15: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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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사무장 내리라고 했지 리턴하라곤 안 했다고”…국토부 일문일답

대한항공 조현아(사진) 전 부사장의 일명 ‘땅콩 리턴’ 사건을 조사한 국토교통부가 16일 브리핑에서 대한항공을 운항정지 또는 과징금 부과로 행정처분하고 조 전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특별점검팀을 구성해 대한항공의 안전관리체계 전반을 점검해 대한항공의 조직문화가 안전에 영향을 끼치는지 살필 방침이다.

다음은 이광희 국토부 운항안전과장과의 일문일답.

- 조 전 부사장이 비행기를 돌리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나.

▲ 리턴 지시는 한 적 없고 사무장에게 내리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 기장이 정확한 정황을 알지 못한 채 리턴을 결정했다는데.

▲ 조사 결과 조 전 부사장이 직접 지시하진 않았다. 사무장도 기장에게 전달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서비스 문제 때문에 승무원 한 명이 내려야 한다고만 전했다고 진술했다.

- 기장도 처벌 대상인가.

▲ 기장의 조치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항공사에 책임을 묻는다. 기장은 조 전 부사장과의 특수관계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참작해 처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탑승객 조사에서 (조 부사장의) 고성, 폭언 등이 확인됐나.

▲ 2층 비즈니스석 1명, 1층 이코노미석 1명 등 2명한테 고성을 들었다고 제보 받았다. 1명은 폭언도 있었다고 했다.

- 국토부 조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있다. 사무장에게 조 전 부사장 폭행 여부 물었는데도 확인 못 한 것인가.

▲ 다 물어봤지만 폭행과 폭언 등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 사무장을 회사 임원과 같이 조사했기 때문 아닌가.

▲ 임원이 같이 오긴 했지만 조사할 때는 빠졌다.

- 현재까지 몇 명 조사했나.

▲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하고 당시 비행 담당했던 기장과 부기장, 교대 기장과 부기장 등 4명과 서비스한 승무원 포함해 객실 승무원까지 10명을 조사했다.

- 조 전 부사장이 탑승 전 술을 마셨다고 하던데.

▲ 0시 50분 출발이었는데 저녁식사 중 와인 1∼2잔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사리판단에 영향을 줄 정도로 취했는지 물어봤는데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 대한항공이 거짓 진술하도록 회유한 부분은 어떻게 조사하나.

▲ 구체적인 내용은 검찰에 넘겨 판단 받아야 한다. 조직적으로 회유했다는 부분은 객실 부문 임직원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철저히 규명할 계획이다.

- 대한항공의 제재 수준은 어느 정도가 되나.

▲ 법에 따른 기준만 말씀드리겠다. 세부적 처분은 행정처분심의위원회가 결정한다. 기준은 3건(거짓진술 위한 회유·허위진술·기장의 지휘감독 의무 소홀)에 대해 운항정지를 할 경우 21일, 과징금을 물릴 경우 14억4000만원이다. 여기서 50% 범위에서 가중하거나 감경할 수 있다.

- 국토부 조사는 마무리된 건가.

▲ 아니다. 향후 검찰과 역할 분담한다. 형벌 관련 사항은 검찰로 일원화하고 우리도 거기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다. 다만 대한항공 행정처분을 위한 보강조사는 계속한다.

- 국토부가 초기에 법 적용이 애매하다며 소극적이다가 공세적으로 바뀐 배경은.

▲ 처음에는 사안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램프 리턴(주기장 복귀)에 초점을 맞춰서 봤는데 접근해보니 간단한 게 아니었다. 처음부터 방향 맞춰놓고 조사한 게 아니다.

- 국토부 조사관 6명 가운데 항공안전감독관 2명이 모두 대한항공 출신인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 관제녹음이나 램프 리턴 때 운항절차 등에 대해 기술적 부분에 대해 조언했다. 조사와 관련된 것은 일반직 공무원이 주도하고 기술적인 부분만 감독관이 조언한다. 그들은 조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다. 동시에 4∼5명이 같이 조사하니 대한항공 출신들이 있어도 객관성이나 공정성에 전혀 문제없다고 판단했다.

- 추가 보강조사하면 대한항공 출신 감독관을 교체하나.

▲ 문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교체 안 한다.

- 특정 항공사 출신 감독관이 많은 것에 대해 개선해야 하지 않나.

▲ 항공안전감독관이 16명인데 그 중 직전 직장 기준으로 따지면 대한항공 출신이 7명이다. 그런데 이분들이 옮겨다니니 대한항공에 잠시 있었던 사람까지 치면 14명이다. 대한항공이 오래됐고 인력이 많아 특정항공사에 몰렸다. 다양한 인력을 갖추려고 외국인 감독관도 검토하고 있는데 인건비 문제 같은 것이 어렵다. 감독관 채용할 때 출신 항공사를 고려해서 뽑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다양하게 뽑을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 연락이 끊긴 사무장은.

▲ 계속 연락이 안 되고 있다. 조사를 강제할 수단이 현실적으로 없다.

- 승객 협조의무 위반 관련 기장의 사전 경고가 있어야 조 전 부사장을 처벌할 수 있는가.

▲ 흡연의 경우 흡연하지 말라는 방송을 사전경고로 본다. 위반한 소지가 있다고 봐서 고발하는 것이다.

- 운항정지가 이번 노선에 해당하나.

▲ 일반적으로 운항정지는 모든 항공기가 될 수도 있고 일부 노선이나 특정 항공기가 될 수도 있다.

- 행정처분심의위원회에서 대한항공을 처분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나.

▲ 그럴 가능성이 있겠나.

- 특별점검팀은 어떤 식으로 구성하나.

▲ 민간 전문가를 포함한 민·관 합동으로 구성한다.

김현섭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