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정한 이혼남’ ‘돈 노린 단식쇼’ 소문에 “한 맺히고 억장 무너져 목숨 바쳐서 싸우고 있는 것”

기사승인 2014-08-24 11: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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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정한 이혼남’ ‘돈 노린 단식쇼’ 소문에 “한 맺히고 억장 무너져 목숨 바쳐서 싸우고 있는 것”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42일째 단식하고 있는 고(故)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가 자신을 둘러싼 소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24일 오전 페이스북에 “병원에 이틀간 있어보니 각종 악성 루머와 댓글이 난무했지만 난 떳떳하니까 신경 안 쓸 것”이라며 “여러분도 신경 쓰지 마시고 특별법만 보고 달리자”고 밝혔다.

김씨는 단식농성 중 건강악화로 22일 병원으로 후송된 직후부터 각종 소문에 시달렸다. 한 네티즌은 자신이 유민이 외삼촌이라며 김씨가 10년간 자녀를 돌보지 않은 매정한 아버지였다고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에 올렸고, 단식농성의 목적이 보험·보상금을 많이 받기 위해서라는 루머도 떠돌았다. 김씨가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조합원 강경파로 반정부시위 집회에 자주 나타난다는 주장도 급속도로 퍼졌다.

이에 대해 김씨는 “이혼 한 뒤 대출이 많아 100만원에 30만원짜리 월세방에 살고 있다”며 “월급으로 이자도 갚기 힘들게 살다보니 양육비를 매달 꼬박꼬박 보내주지 못했고 몇 달에 한 번씩 보낼 때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혼한 뒤 힘들게 살다보니 두 아이를 보고 싶어도 자주 못 보고 사주고 싶어도 사주지 못했던 것이 지금 한이 맺히고 억장이 무너지기 때문에 목숨 바쳐서 싸우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특별법 제정해서 왜 죽었는지 진실을 밝혀 주는 것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보험·보상금을 위한 단식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이혼한 부모는 보험금이 50대 50으로 나온다”며 “나는 우리 유민이한테 해준 게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만 하면 죄인이 된다, 그래서 보험금 10원도 안 받고 유민 엄마한테 전액 양보했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돈 10원도 필요 없다, 유민이가 왜 죽었는지 밝히면 된다”며 “살아있는 유나와 유나 친구들이 안전한 나라에서 살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진실은 언젠가 꼭 밝혀지고 승리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조합원과 관련해선 “지난해 7월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조합원이 돼 봤다”며 “정규직 전환이 되면 자동으로 조합원에 가입되게 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을 위해 싸우는 이 순간 조합원 옷도 안 입고 노조 조합원을 떠나서 억울하게 죽은 부모의 입장으로서 아빠로서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씨는 의료진과 유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일 내에 광화문 단식농성장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씨는 입원 이후에도 식사를 하지 않고 이틀간 수액을 맞고 있는 상태로 전해졌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