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라마다호텔 밤샘 ‘분신 소동’ 이유 알고 보니…

기사승인 2014-07-09 08: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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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라마다서울호텔에서 발생한 분신자살 협박 소동이 밤샘대치 끝에 10시간40여분 만에 종료됐다. 소동을 벌였던 성매매 알선 피의자 박모(48)씨는 경찰에 체포됐다.

9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6분쯤 박씨가 묵고 있는 7층의 한 객실 인근에서 휘발유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박씨는 방문을 걸어 잠근 채 경찰과 대치하면서 문병욱(62) 라미드그룹(전 썬앤문그룹) 회장과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문 회장은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박씨의 친동생과 지인, 강남경찰서 등 경찰 관계자 등이 옆 객실에서 박씨와 전화통화를 통해 설득을 계속했다. 경찰은 대치 10시간여 만인 이날 4시50분쯤 박씨가 스스로 호텔 객실 방문을 열고 나오자 방화예비와 업무방해 혐의로 박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박씨는 지난해 말 성매매알선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수배상태였다. 박씨는 현재 강남경찰서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다.

박씨는 그동안 과거 호텔 지하에서 운영하던 룸살롱의 권리금, 인테리어비용 등을 보상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CCTV 분석 결과 박씨는 전날 오후 5시쯤 호텔에 입실하면서 휘발유 등이 들어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여행용 가방을 들고 왔다.

운영하던 유흥업소는 성매매알선으로 적발돼 2012년 6~7월 호텔과 함께 영업정지를 당했고 이후 호텔 측에 명도이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회장은 2005∼2012년 사이 라마다서울호텔 지하 유흥주점을 박씨와 함께 운영하면서 호텔 객실을 성매매 장소로 이용해 7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이에 대해 문 회장은 유흥주점을 임대했을 뿐 동업 관계가 아니라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호텔 측은 올해 초부터 박씨의 업소 자리에 피트니스클럽 등의 시설을 짓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에 소방차량 등 30여대와 인력 110여명을 투입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