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여성 성기 본뜬 자위기구 음란물 아냐”

기사승인 2014-06-02 10: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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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성기 모양의 남성용 자위기구는 음란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대법관 김창석)는 남성용 자위기구를 자신이 운영하는 성인용품점에 진열해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52·여)씨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성인용품이 비록 저속하고 문란한 느낌을 준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성적 부위 등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인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치고 선량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음란한 물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광주에서 성인용품점을 운영하는 김씨는 모조여성 성기를 판매 목적으로 진열·보관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1·2심 모두 “남성의 성적 흥분이나 만족을 위해 여성 성기를 재현했다는 것만으로 음란물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개인이 이런 기구를 구매해 활용하는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 또는 행복추구권 측면에서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