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수장된 핸드폰 확보해 언제까지 살아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기사승인 2014-04-24 10: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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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참사] 수장된 핸드폰 확보해 언제까지 살아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친절한 쿡기자 - 전정희의 스몰토크]

‘세월호 참사’ 사망자 가족은 해원 위해 필해 수장된 핸드폰을 확보해야

1. 살아 있을 거라는 희망이 체념으로 이어지는 시간입니다. 세월호 침몰이 시작되면서 하루, 이틀 간 우리 정부가 왜 그렇게 무기력했는지 여전히 의문입니다.

2. 어느 신문 논설위원이 24일자 칼럼을 통해 ‘무능한 선의의 정부는 사절한다’고 썼는데 그 말에 공감합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해경 구조대는 어째서 선내로 들어가 그 안의 조난자들을 끌어올려 구조하지 않았느냐 하는 것. 기운 배에서 그 높은 입구를 향해 맨손으로 뛰어오를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는 방송을 통해 “저 안에 사람들이 많다”는 목소리를 들었다. 그러니 구조대가 못 들었을리 없다. 그런데 구조대는 침몰까지 한 시간여 동안 자력으로 올라오는 사람들에게만 열심히 구조의 손길을 뻗었다.…이번 현장에선 과정은 서툴렀고 결과는 참담했다. 선의만 있는 무능이 얼마나 큰 해악인지 알게 됐다…’는 내용입니다.

3. 대체 어떻게 이 시각까지, 그 많은 인력과 그 첨단 구조 시설을 동원하고도 왜 단 한 사람의 생명도 살리지 못했을까 하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정부의 선의만 있는 무능’에 분노가 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4. 피해자 가족들은 싸늘한 주검으로 올라온 자식의 핸드폰을 챙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사망자들은 죽어가면서까지 구조 요청을 했을 것이고 그 수단은 핸드폰이었을 겁니다. 밧데리 수명이 다하지 않는 한 그들은 송신이 되던 안 되든 끊임없이 자신들의 상황을 외부로 알리려 했을 겁니다. 실제 24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선미 3층 격실에서 수습된 시신 중 핸드폰을 꼭 쥔채 발견됐다고 하니 그럴 가능성은 높다고 봐야겠습니다.

5. 학생들은 침몰이 시작되고 살아 있는 시간 동안 그들은 핸드폰으로 엄마를 간절히, 울부짖으며 찾았을 겁니다. 통화가 안되면 문자를 날렸을 것이고, 문자가 안되면 사진이라도 찍어 전송하려 했을 겁니다. 에어포켓이 있어 살아 있었다면 그들은 분명 핸드폰을 손에 놓지 않았을 겁니다.

6. 죽은 이들의 원한은 넋으로 살아 자신들의 억울함을 핸드폰에 남겼다고 봅니다.

7. 그렇다면, 그들이 침몰 시작 후 언제까지 살아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걸 알면 넋으로 살아 있는, 그들의 해원이라도 가능합니다.

8. 물에 빠진 핸드폰은 문자나 사진 내용이 복원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바닷물이니 더욱 그러겠지요. 그러나 25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사망 159명, 실종 143명의 핸드폰 모두가 복원 불능이라고 믿지 않습니다. 구조 당국도 아이들 주머니 속에 있을, 또는 선박 내 여기저기 떨어져 있을지 모를 핸드폰을 건져 부모에게 건네 주셨으면 합니다.

9. 그 핸드폰을 가지고 엔지니어들이 복원에 들어가면 그들의 억울한 죽음이 조금이나마 밝혀질 수 있을 겁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아닌 ‘세월호 침몰 사건’에 우리가 해원을 시켜야 그 영령이 하늘의 빛나는 별들이 될 수 있습니다. 쇠못 위에 누워서 살아갈 피해자 부모에게 위로할 말조차 생각나지 않습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