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제발 이런 짓 좀 하지 맙시다""

기사승인 2014-04-20 17: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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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세월호 침몰사고가 5일째로 접어들면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몰상식한 행동과 각종 사기, 유언비어가 나돌고 있다. 전남 진도 팽목항 등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관광객이 있는가하면 참사를 악용한 문자사기까지 기승을 부렸다.

지난 주말 동안 사고 지점 근처인 팽목항과 실종자 가족이 모여 있는 진도실내체육관 주변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었다. 19일 오후 커플티를 입은 젊은이들이 팽목항과 진도체육관 등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었고, 일부는 자원봉사자 구호 물품을 챙겨갔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구조 헬리콥터, 몰려 있는 취재진, 실종자 가족들이 고통스러워하는 현장을 ‘기념 촬영’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급기야 진도군은 20일 “현재 진도는 구조 활동과 실종자 가족 지원을 위해 많은 분들이 상주하고 있으므로 숙박·주차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여행이나 관광을 위해 찾는 분들은 구급차 이동 등 사고 수습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진도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피해자 가족 숙소와 진도실내체육관에서는 도난 사고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는 소문이 떠돈다. 피해자 가족이나 지인으로 위장해 물건을 훔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얘기다. 18일에는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진도실내체육관 앞에서 단체 기념촬영을 하다가 실종자 가족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한 실종학생 아버지는 “호의도 과하면 민폐가 되고 때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며 “자식의 생사도 모르는 사람의 슬픔을 먼저 알아 달라”고 말했다.

자신을 잠수부라고 소개한 인물이 실종자 가족에게 “1억원을 주면 실종자를 꺼내주겠다”고 제안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는 “아직 관련된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며 “사실로 확인되면 엄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을 자처하는 인물들이 분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단원고 학생 학부모들은 현재 실종학생 반과 이름을 적어 넣은 이름표를 달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직원으로 자처하며 피해자 가족에게 접근하는 사례도 포착됐다. 경기도교육청 종합대책상황실은 “안산 장례식장에서 ‘경기도교육청 직원’을 사칭하며 유가족에게 접근해 장례비 등을 안내하고 있다. 어떤 직원도 장례비를 안내하지 않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상황실 관계자는 “구체적인 피해가 확인된 것은 없지만 비탄에 빠져 경황이 없는 가족들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어 예방 차원에서 주의를 환기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문자사기(스미싱)도 끊이지 않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현재 6가지 스미싱 문자가 돌고 있다고 밝혔다. ‘*실시간 속보 [세월호]침몰 사망자 55명 더 늘어’ ‘세월호 사칭 스미싱 문자 추가 발견…주의 당부 스미싱 대처방법’ ‘세월호 침몰 그 진실은’과 같은 문자를 받으면 즉각 삭제하고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국방부는 세월호와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수사를 요청했다. 인터넷 등에서는 ‘세월호가 잠수함에 충돌하여 침몰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으로 인해 세월호 항로가 변경됐다’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비준 통과를 위해 국민들의 관심을 전환하고자 세월호 침몰을 조작했다’는 등의 소문이 돌고 있다. 국방부는 “당시 사고 지역 근처에서는 어떠한 연합해상훈련도 없었으며, 잠수함으 활동할 수 없는 수심”이라고 밝혔다.

문수정, 진도=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성은 기자 thursday@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