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대 흑역사 알린X 경찰서 가더라도 잡는다”…S여대 체육과 ‘마녀사냥’

기사승인 2014-02-26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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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대 흑역사 알린X 경찰서 가더라도 잡는다”…S여대 체육과 ‘마녀사냥’

[쿠키 사회] ‘교내 군기 잡기’로 파문을 일으킨 S여자대학교 체육학과 학생들이 문제가 된 신입생 학교생활 매뉴얼의 최초 유포자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됐다.

S여대 체육학과는 25일 신입생의 시간표를 선배가 통제하고 선배를 만나거나 문자, 전화를 할 때도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야한다는 ‘교내 군기 잡기’ 사진이 퍼지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인터넷에 이 같은 사실을 제보한 A씨에 따르면 ‘학교와 과의 명예를 실추했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공공연한 마녀사냥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을 14학번 신입생이라고 밝힌 A씨는 “선배들이 유포자의 컴퓨터 아이피주소를 통해 접속한 지역을 찾고 또 후배들의 집주소를 뒤지고 있는 모습이 무섭다”며 “이 글을 남기고 있는 나도 공동체를 해한 범인으로 몰리면 어떻게 될지 너무나 두렵고 무섭다”고 말했다. 이어 “타 학생들과 같은 조건으로 정문을 지나면서 왜 체대학생들만 자유를 억압받고 사생활을 구속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네티즌들이 억압을 하고 또 억압을 받는 것에 익숙해진 체대 문화를 퍼뜨려 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글과 함께 동기들과의 메신저 대화 캡처 화면도 올렸다.

화면에는 ‘결국 최초 유포자는 여기 있다는 거지’ ‘내가 경찰서 가는 한이 있어도 찾아낸다’ ‘아이피주소 인증해라 지금부터 집 주소도 찾는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다른 사진에는 사회적 논란에 대해 ‘어이가 없다, 지들 일도 아닌데’ 등의 반응을 보인 사진과 ‘이번에 언니들이 좋게 넘어가 주신 걸 감사해야 해야 한다’는 대화가 이어졌다.

A씨의 글은 즉각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2시간 만에 조회수는 2만5000번을 넘어섰고 추천수도 쇄도했다. 네티즌들은 “왜 군대도 안 가는 여자들이 굳이 저런 문화를 만들어 자행하느냐”라거나 “우리 딸이 체대를 가겠다고 하면 보내고 싶지 않다”라며 공감했다.

글을 쓴 A씨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네티즌은 “컴퓨터 아이피주소를 알면 접속 지역 정도는 알 수 있는 걸로 안다”며 “집 주소까지 뒤지는 상황에서 선의를 가진 A씨가 다수의 횡포에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학교 관계자는 국민일보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담당자가 자리에 없어 말씀드릴 수가 없다”며 사건에 대한 언급을 아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정훈 기자 oik4169@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