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 노는 계곡에, 비키니라니’… ‘계곡 민폐녀’ 사진 갑론을박

기사승인 2013-07-29 10: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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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 노는 계곡에, 비키니라니’… ‘계곡 민폐녀’ 사진 갑론을박

[쿠키 사회] 아슬아슬한 비키니 차림으로 숲 속 계곡에 등장한 여성을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네티즌들은 상식을 벗어난 옷차림으로 계곡 피서객들에게 불편을 끼쳤다며 ‘계곡 민폐녀’라는 별명을 붙이고 비난하고 있다. 일부 남성 네티즌들은 사진을 돌려보며 음담패설을 주고받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유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오르내리던 문제의 사진은 게시되는 곳마다 폭발적인 조회수를 올리며 네티즌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얻었다. 29일에는 급기야 해외 유명 사진사이트에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을 보면 검은색 비키니를 착용한 여성이 맨발로 계곡의 바위에 올라가 서있다. 다른 피서객들은 반바지와 반팔차림인데 반해 이 여성만 중요 부위만 가린 수영복 차림이다. 수영복은 일반인들이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야한데, 여성의 엉덩이 대부분이 드러나 있다. 보통 사람이라면 부끄러움을 느끼겠지만 이 여성은 뭇 남성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인 남성들은 여성의 민망한 비키니 차림에 당황해하는 것처럼 보인다.

일부 네티즌들은 사진 한 구석에 적힌 인터넷 사이트가 음담패설로 가득한 곳이며, 남편이 아내 사진을 직접 찍어 올린 사진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의 대체로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진에는 “온 가족이 모여 노는 곳인데 저런 민망한 복장이라니, 부끄럽지도 않나”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환호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인터넷에는 “저게 왜 민폐인가요? 고마우신 분이죠”라거나 “비키니를 계곡에서 입었다고 처벌할 수 있나요? 수영장이나 해수욕장은 괜찮고, 계곡은 안 된다는 법이 어디에 있습니까”라는 옹호 의견이 눈에 띄었다. 한 네티즌은 “용기 있는 분”이라며 “한국인들의 편협하고 고지식한 사고 영역을 넓혀줄 활동 바랍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보다 짜릿한 성적 자극을 좇는 현대인들의 비뚤어진 정신상태가 계곡 민폐녀 논란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성적 자극에 많이 노출된 요즘 사람들이 스마트폰 등으로 무장하고 보다 짜릿한 쾌감을 찾아 헤매는 것 같다”며 “계곡 민폐녀 논란은 사진을 찍어 올리는 사람들의 비뚤어진 성노출증과 사진을 돌려보는 네티즌들의 엿보기 문화가 뒤섞여 벌어진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계곡에서 비키니 수영복을 입었다고 처벌할 수는 없지만 도의적·사회적으로는 비판을 받기 충분한 사진”이라며 “사진을 찍어 공개 게시판에 올리면서 다른 사람들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도록 한 경우에는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