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놀리는 고딩들… “차세워 문 열어놓고 욕튀”

기사승인 2012-12-03 1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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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놀리는 고딩들… “차세워 문 열어놓고 욕튀”

[쿠키 사회] 택시를 세운 뒤 차문을 열어 욕설을 퍼붓고 달아나는 속칭 ‘욕튀(욕설하고 튄다는 의미의 인터넷 신조어)’ 놀이가 여론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3일 유명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오늘 개념 없는 고딩(고등학생)들을 봤어요’라는 제목으로 심야시간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이 택시를 잡고 벌인 장난을 고발한 20대 여대생의 목격담이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30일 작성된 이 목격담은 사흘 만에 35만 건 이상의 조회수와 1300건 이상의 추천을 받을 정도로 뜨거운 반향을 이끌어 냈다.

그는 “오후 10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자전거로 퇴근하는데 거리에서 알록달록한 패딩과 나팔바지를 입은 고등학생들이 보였다”며 “택시를 잡고 타는 것처럼 차문 두 개를 활짝 열더니 ‘X신’이라고 외치고 도망갔다”고 적었다. 고등학생들은 택시에서 통상 손님이 탑승하는 조수석과 뒷좌석 오른쪽 문을 열고 운전기사에게 욕설을 퍼부은 뒤 달아났다고 전했다.

또 “택시 운전기사 아저씨는 홀린 듯 아이들이 달아나는 것만 바라봤다. 아저씨가 안전벨트를 풀고 문을 닫으러 나가려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 같은 생각에 지나칠 수 없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 다시 택시로 돌아가 문을 닫아드렸다”며 “고등학생들은 이런 행동이 멋있는 게 아니라 창피하다는 걸 제발 알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네티즌들은 격분했다, 고등학생들이 폭력을 휘두르거나 교통사고를 유도하는 등 택시 운전기사에게 물리적 위협을 가하지는 않았으나 단순히 재미를 위해 불특정한 대상을 조롱을 한 점만으로도 여론의 분노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네티즌들은 “학교나 가정에서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는 것인가”라거나 “문제의 청소년들도 자신의 부모가 다른 곳에서 비슷한 일을 당하면 화를 참지 못할 것”이라며 힐난했다. 일각에서는 교내 체벌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불거지면서 찬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