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일방적으로 ‘묻지마 폭행’ 당하는데 보고만 있으라고?

기사승인 2012-10-29 0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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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가 일방적으로 ‘묻지마 폭행’ 당하는데 보고만 있으라고?

[쿠키 사회] 술에 취한 60대 노인이 아무런 이유 없이 길 가던 여고생의 머리를 잡아채는 등 ‘묻지마 폭행’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피해 여고생의 남자친구가 노인을 말리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여 정당방위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8일 유튜브에는 ‘묻지마 폭행’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이날 오후 4시 부산 동래구 안락동에서 촬영됐다.

영상에는 길 가던 A씨(66)가 마주오던 여고생 B양의 머리채를 잡아 끌고 가려는 장면이 담겨 있다. A씨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B양의 남자친구로 보이는 C군이 황급히 A씨를 말렸다. A씨는 C군을 밀치며 끝까지 B양의 머리채를 잡고 놓지 않았다. 화가 난 C군은 급기야 노인의 얼굴 등을 마구 때리며 A씨로부터 B양을 떼어놓으려 했다. 대낮 길 한가운데서 벌어진 난동에 지나가던 시민들이 몰려와 A씨와 C씨를 말렸다. 하지만 당시 A씨의 만행을 몰랐던 시민들은 단순히 학생이 노인을 폭행하는 것으로만 오해하고 C군에게 주의를 주는 등 C군을 탓했다.

영상에서 B양은 “주변에서 사람들이 말려주지 않았으면 할아버지가 머리채를 놓지 않았을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C군은 “처음에는 저에게 뭐라고 하던 시민들이 (A씨가 먼저 폭행한 것을 알고서는) 할아버지를 비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관계자는 “사건의 정확한 경위는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는 A씨가 아무런 이유 없이 술김에 저지른 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일단 A씨는 가해자로, B양과 C군은 피해자로 접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묻지마 폭행’을 말리는 과정에서 발생된 폭행을 두고 ‘정당방위’라는 의견과 ‘폭행은 안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만약 내가 저 상황이었어도 노인을 때렸을 것”이라며 “영상만 봐도 열 받는데… 진짜 애인이 저렇게 당하는데 가만히 있을 남자가 어디 있겠냐”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도 “남자친구가 저 정도로 한 것만 해도 양반이다”며 “CCTV가 있어서 다행이다”고 C군의 편을 들어줬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 “저 할아버지도 한 가정의 아버지일 텐데 폭행은 심했다”며 “술이 문제다”고 혀를 찼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지영 기자 young@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