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여사보다 더하네”… 진상 여성 고객 경험담에 여론 공분

기사승인 2012-09-22 23: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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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여사보다 더하네”… 진상 여성 고객 경험담에 여론 공분

[쿠키 사회] 한 신발매장 직원의 ‘진상’ 고객 경험담이 여론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이 직원은 KBS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 ‘정 여사’를 방불케 하는 고객의 무리한 요구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네티즌에게 고발 방법을 문의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22일 유명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4만원짜리 상품을 구입한 20대 추정 여성 고객이 하자로 인한 교환 과정에서 정상 환불 가격의 두 배인 8만원을 가져간 상황을 소개한 신발매장 직원의 경험담이 여론의 주목을 끌었다. 그의 경험담은 ‘정 여사도 이런 정 여사가 없네요’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정 여사’는 모녀가 매장 직원에게 강압적 상품 교환을 시도하는 과정을 그리면서 사회를 풍자하는 코미디다.

직원이 주장한 상황은 이렇다. 여성 고객은 지난달 14일 매장에서 이월상품 할인을 적용한 4만원짜리 신발을 친구로부터 선물 받았다. 새 신발을 신고 나간 여성은 그러나 잠시 뒤 매장으로 전화를 걸어 “신발에서 장식이 떨어졌다”고 했다. 이에 직원은 “장식을 새로 준비해 수리해주겠다”고 했고 여성은 이를 수락했으나 폐점시간까지 매장으로 오지 않았다.

여성이 다시 매장에 나타난 것은 상품 구입일로부터 약 20일 지난 이달 4일이었다. 여성은 당초 “검정색 상품을 구입했다”고 매장에 알렸으나 정작 그가 구입한 상품은 금색이었다. 이에 직원은 “색상에 맞는 장식을 다시 준비하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고 “다시 방문하기 어려우니 택배로 보내달라”는 여성의 요구에 매장 측은 택배비용까지 부담키로 했다.

그러나 ‘신발이 이월상품인 탓에 장식을 구할 수 없다’는 공장 측 통보가 돌아오면서 매장 측의 상황은 꼬이기 시작했다. 직원은 이 사실을 여성에게 알리려 했으나 여성은 연락을 받지 않았다. 직원은 반복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직장으로 전화해 메모를 남겨 열흘 만에 회신을 받았으나 여성은 “(장식을 수리해야 할) 신발을 신지 못한 탓에 다른 신발을 구입했다. 새로 구입한 신발 비용까지 배상하라”고 요구했다고 직원은 주장했다.

매장 측이 이를 수락하지 않자 여성은 매장이 속한 아울렛 인터넷 홈페이지에 상황을 고발하는 글을 올렸고 매장 측은 약간의 손해를 감수해서라도 무난하게 해결하기 위해 환불 금액 4만원에 2만원을 추가 배상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여성은 “환불 비용이 신발을 선물한 친구에게 돌아가면 안 된다”고 항의하면서 더 많은 배상 금액을 요구했고 결국 매장 측은 환불과 배상으로 각 4만원씩 모두 8만원을 지급했다고 직원은 설명했다.

이 직원은 “결국 여성의 상품을 재판매할 수 없게 되면서 매장 측은 모두 12만원의 손해를 입은 셈”이라며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이 여성은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여성이 다니는 회사의 상품을 모두 해약하고 싶을 정도였다. 지금까지 받은 스트레스를 모두 돌려주고 싶을다. 진심으로 고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여론은 뜨겁게 반응했다. 직원의 경험담은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에서 이날 한때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글 목록에 오르는 등 반향을 이끌어냈다. 네티즌은 “개그콘서트 정 여사보다 더하다. 글을 보는 것만으로도 화가 날 정도”라거나 “아무리 손님이 왕이라고 해도 너무했다. 소비자고발센터처럼 판매자고발센터도 필요하다”고 격노했다.

한 네티즌은 “우리 모두 소비자이자 생산자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해서 영세 사업자에게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