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 자세로? 필리핀 미모 한인女 사망 수상해… 유족·지인 타살 주장에 현지 교포사회 술렁

기사승인 2012-07-04 17: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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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 자세로? 필리핀 미모 한인女 사망 수상해… 유족·지인 타살 주장에 현지 교포사회 술렁

[쿠키 사회] 지난달 말 필리핀 마닐라의 G콘도에서 숨진 채 발견된 미모의 한인 여성 A씨(34)의 사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경찰이 자살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인다는 소식에 유족과 지인, 필리핀 거주 한인들은 타살 가능성이 높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또 우리 외교 당국에게 보다 강력하게 대처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A씨의 지인이라고 소개한 B씨는 3일 오후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필리핀에서 미모의 한국 여성 타살’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B씨는 글에서 A씨가 자살할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B씨는 “A씨가 필리핀 현지에서 어학원을 연 지 2달밖에 안됐고 성격도 활달하며 주위 사람들과도 잘 지내는 등 절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사람이 아니다”라고 적고, 장례식장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첨부했다. 사고 현장도 자살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았다고 B씨는 주장했다.

실제 A씨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C씨는 필리핀 거주 한인 커뮤니티인 P사이트에 “현관문은 잠겨 있지 않았고 집 안에는 TV와 에어컨이 켜져 있었다. A씨는 침대 옆에 ‘만세’ 자세로 눕혀져 있었고 상의는 풀어 헤쳐져 있었으며 목과 손목에는 심하게 멍이 든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P사이트 회원들에 따르면 G콘도는 입주자만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고 CCTV 등도 잘 갖춰져 있는 등 경비가 삼엄해 이방인의 출입이 거의 불가능하다. C씨는 A씨의 시신을 발견한 직후 A씨의 사촌동생과 함께 G콘도측에 CCTV 확인을 요청했지만 경찰만 확인할 수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필리핀 현지 언론의 보도도 유족과 지인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B씨는 “A씨의 남자친구는 중국계 필리핀인으로 유족들이 용의자로 의심하는 인물”이라며 “하지만 필리핀 현지 언론은 A씨의 남자친구인 한국인을 불러 조사했다고 보도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A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이어지자 유족과 지인, 현지 교포들은 우리 외교 당국이 사인 규명에 발 벗고 나서 달라고 아우성이다.

B씨와 P사이트 회원들은 “필리핀 경찰은 사건을 은폐하려고 급급한데 우리 정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거나 “미국인이나 일본인이 필리핀에서 이런 일을 당했어도 조용히 지나갈까요? 우리 정부는 대체 어디에 있나요?”, “같은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 정부는 필리핀 정부를 상대로 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는 식으로 주문하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