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복수를 위해 교도소에서 몸 만든다” 인터넷 괴소문, 알고 보니…

기사승인 2012-05-14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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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극악의 아동 성범죄로 국민들을 분노케 한 조두순(60)이 교도소에서 복수를 준비한다는 내용의 괴소문이 떠돌고 있다. 소문은 사실 확인 없이 일파만파 확산돼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할 것으로 우려된다.

소문은 인터넷에서 시작됐다. 14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는 “조두순이 지금 교도소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지난 12일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에 작성된 게시물 화면촬영 사진이 퍼지고 있다.

게시물은 “케이블채널의 한 프로그램을 시청했는데 조두순이 지금 몸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피해자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라고 한다”는 내용이다. 이 게시물은 2만9000건의 조회수와 35건의 추천을 받았으나 해당 사이트에서는 현재 발견되지 않는다. 작성자가 게시물을 삭제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존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문제는 게시물 내용이 다른 인터넷 사이트와 SNS로 전해져 여론을 가열했다는 점이다. 2008년 12월 경기도 안산에서 ‘나영이’(가명·당시 8세·초등학생)를 납치·성폭행하고 2009년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은 조두순이 반성은커녕 복수를 준비한다는 주장은 여론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일각에서는 작성자가 주장한 방송 프로그램 명칭이 불분명해 근거가 미약하다는 점과 감형 불가 대상인 조두순이 70세에 가까운 고령으로 형기를 마친다는 점, 사실이 아닐 경우 ‘나영이’와 가족에게 고통만 가중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으나 이미 활화산처럼 뜨겁게 타오른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조두순, 복수를 위해 교도소에서 몸 만든다” 인터넷 괴소문, 알고 보니…


네티즌들은 게시물 화면촬영 사진을 퍼뜨리며 조두순을 힐난하거나 형량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들은 “조두순이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받지 않았는데 차라리 귀신에게 잡혀가는(사망하는) 게 낫다”거나 “3000년간 (감옥에) 있게 해야 한다. 반성 없이 범죄를 또 저지를 수 있다. 추가 피해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소문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조두순이 수감된 경북북부 제1교도소(옛 청송교도소)의 당직교감은 14일 전화통화에서 “조두순은 사회물의사범으로 분류된 중점관리 대상이다. 독방에 수감됐으며 24시간 가동되는 CCTV로 일상을 감시당한다”면서 “그동안 체력을 키우는 등 이상 동향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조두순이 스스로의 죄질을 알고 있다. 다른 수감자들과의 접촉을 피하는 등 소극적인 성향을 가졌다”며 “매일 1시간씩 허용하는 운동도 거의 하지 않는다. 그의 현재 건강 상황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 트위터@kco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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