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지사 장난전화 오인 소방관 “내 잘못”

기사승인 2011-12-29 10: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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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전화를 장난으로 오인했던 119상황실 소방관이 29일 자신의 실수였다며 사과했다. 지난 19일 김 지사의 전화를 처음으로 받았던 오모 소방관은 사건이 불거진 후 응대 소홀로 인사발령 조치됐으며, 이를 두고 인터넷 등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오모 소방관은 이날 경기도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실명으로 올린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먼저 저의 경솔한 행동과 실수로 지사님을 비롯해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죄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상황실 근무자는 어떤 전화이든지 소방공무원 재난현장 표준절차에 따라 자신의 관등 성명을 밝히고 사고내용에 대해 성실히 응대하도록 규정돼 있다"면서 "자의적으로 너무 경솔하게 장난전화로 판단, 규정도 무시한 채 너무 큰 무례를 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소방관은 "지사님께서는 저희 소방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3교대 근무를 위한 인력보강,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미지급 초과근무수당 지급 등 소방관을 위해 노력해주시고 계신 걸 잘 알고 있다"면서 "이번 일로 인해 우리 소방에 대해 애정을 가진 지사님의 모습이 퇴색되고 왜곡되는 것이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각종 언론에 보도되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 마음이 무거워 용기를 내 글을 올렸다는 오 소방관은 "이번 일이 더이상 쓸데없는 오해와 논란을 가져오지 않았으면 한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을 맺었다.

오 소방관은 지난 19일 낮 12시30분쯤 남양주소방서 상황실 근무 중 김 지사가 암환자 이송체계를 묻기 위해 걸어온 전화를 장난전화로 오인했다.

전화를 걸어 “김문수 지사입니다”라고 밝힌 김 지사에게 “예, 무슨 일이에요”라고 대답한 오 소방관은 이후 김 지사가 “이름이 뭐냐” “암환자 이송체계를 물어보려고 전화했다” 등 질문을 이어가자 “무슨 일로 전화하셨느냐” “지금 긴급전화로 하시지 않았느냐, 그런건 일반전화로 문의하셔야 된다” 등 제대로 대답하지 않다가 전화를 끊었다.

이어 김 지사가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같은 상황실 근무자인 윤모 소방관도 역시 장난전화로 생각해 응대하지 않았다.

김 지사로부터 이런 사실을 전해 들은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응급전화 응대 규정위반으로 두 소방관을 남양주소방서에서 포천과 가평 소방서로 각각 인사조치했다.

이런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경기도청 및 도소방재난본부 홈페이지에는 인사조치가 지나쳤다며 김 지사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고, 오 소방관이 글을 올린 이후에도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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