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지하철 막말남’ 허위신상 털이 고소

기사승인 2011-06-28 17: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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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지하철 막말남’ 허위신상 털이 고소


[쿠키 사회] 인터넷 등에 퍼진 ‘지하철 막말남’의 신상정보는 모두 허위임이 드러났다.
일부 언론은 확인되지도 않은 이같은 허위 신상정보를 부분적으로만 가린 채 출처까지 밝혀가며 그대로 보도해 애꿎은 피해자를 만들어내는 ‘신상털기’ 악습을 오히려 부추기기까지 했다.

막말남이 다니는 대학으로 잘못 알려져 엄청난 피해를 본 한양대 측은 허위 사실을 최초로 유포한 네티즌을 처벌해 달라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대학 관계자는 “이 일로 불필요한 허위 사실이 확산돼 대학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등 직·간접적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 내용의 최초 유포자를 찾아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27일 지하철에서 20대 청년이 80대 할아버지에게 마구 욕을 퍼붓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이 청년은 ‘지하철 막말남’이라는 별명과 함께 네티즌의 뭇매를 맞았다. 일부 네티즌은 "이 인간의 신상을 완전히 털었다"면서 상세한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지하철 막말남, 서울 ▲▲구 사는 XXX입니다. 현재 한양대학교 □□과 4학년이고 ☆☆구에 있는 ▽▽토익학원 다니고 있답니다”라는 글이 인터넷에 게재된 것이다.

그러자 한 유력 일간지는 인터넷을 통해 이를 확인해보지도 않은 채 그대로 보도했다. 구체적인 이름과 학교명 학원명, 지역명 등은 가렸지만 ‘신상털기’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출처 등이 그대로 공개됐다.



트위터 상에서도 “지하철 막말남 신상 공개됐네요. 무한 RT(리트윗·퍼나르기) 부탁합니다”라며 신상정보가 막무가내로 퍼졌다. 이러한 상황은 하루가 지난 28일 오전 10시까지도 변함이 없다.

네티즌들은 허위 정보를 토대로 해당 학생에 대한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몇몇 네티즌들은 “해당학교로 쳐들어가자”, “오늘 ▽▽학원 앞에서 모여 막말남 처벌하실 뿐 모집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나 유포된 정보는 사실이 아님이 확인됐다. 지하철 막말남이 다닌다고 알려진 학교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직접 확인한 결과다. 이 학교 경영대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학교 직원분께 문의했더니 그 지하철 막말남은 우리 학교에 없는 학생”이라며 “학교 이미지에 악의적인 트윗을 막아달라”고 강조했다.

이 학교 대학원생도 교직원 검색시스템을 이용해 확인에 나섰지만 “검색 결과는 없습니다”는 내용이 돌아왔다. 해당 학교 한 학생은 “(허위 정보가 퍼진) 경로를 확실히 파악해서 학교 이미지 실추에 대해 강력치 처벌해야 한다”면서 “XX대학교 학생으로서 크나큰 수치심을 느낀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러한 허위 정보는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팬이 무심코 한 프로게이머 이름을 꺼냈다가 번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유포자로 아이디 kmj****를 쓰는 이 네티즌은 논란이 확산되자 당시 글을 황급히 삭제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인터넷 문화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트위터러 @miss******는 “학교 측에서 그런학생 없다고 발표했다. 제발 제대로 된 정보로 얘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트위터러 @hal***는 “확인도 안 된 정보 뿌리는 것도 똑같이 나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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