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검찰 만큼 깨끗한 데를 어디서 찾겠나”"

기사승인 2010-05-12 17: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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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김준규 검찰총장은 12일 “검찰 권력과 권한을 쪼개 남을 주거나 새 권력에 입히는 것은 답이 아니다”며 “검찰만큼 깨끗한 곳이 없다. 검찰 권력에 대한 견제는 국민이 해야 된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강연에서 “권력과 권한을 견제하는 것은 맞지만 검찰 만큼 깨끗한 데를 어디서 찾겠느냐”며 “검찰 제도를 국민의 견제를 받는 것으로 바꾸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정치권에서 검찰 개혁방안의 일환으로 논의되는 상설특검제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보다는 일본의 검찰심사회처럼 시민들이 직접 기소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장은 또 최근 불거진 ‘스폰서 검사’ 의혹에 대해 “검찰의 추한 모습이 비춰진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과감하게 바꾸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흔적이 있다면 싹 도려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검찰이 그동안 변모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다시 태어나겠다”며 “(검사들이) 개혁의 대상만 돼서는 안 되고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개혁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이번 사태 이후 회의 때마다 강조하는 게 정직과 변화”라며 “정치권에서 특검 이야기도 나오지만 과거의 잘못에 대해 정직하게 밝힌다면 국민이 납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들이 검찰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는 것은 여전히 희망이 있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물음에 대해) 실천을 하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게 될 것이다. 검찰의 존재가치는 바뀔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강의 말미에 “검찰은 자긍심도 있고 보람도 있는 직업”이라고도 했다. 그는 사법연수원생들에게 “권력 맛을 보겠다는 분은 검찰에 오지마라. 검찰을 망가뜨린다”며 “검찰을 통해서 비전을 갖고 바꾸겠다는 분들만 오라”고 주문했다. 고양=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