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로 에이즈 완치…면역유전자가 자연치유

기사승인 2011-05-17 16: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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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과학]에이즈(AIDS·후천성 면역결핍증)에 걸렸던 사람이 몸에서 완전히 에이즈 바이러스가 소멸돼 완치됐다. 더구나 이 사람은 인간이 개발한 약물과 항바이러스제제 등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간 몸에 존재하는 면역 유전자 덕분에 자연치유된 것으로 알려져 관련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CBS방송은 학계에 첫 에이즈 치유 사례로 보고된 미국인 남성에게 일어난 '기적'을 16일 상세하게 소개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티머시 레이 브라운(45)은 스물아홉 살이던 1995년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에이즈로 병약해진 브라운은 합병증으로 백혈병까지 앓게되자 2007년 독일 베를린에서 골수 줄기세포를 이식받았다.
치료를 맡은 의사들은 골수 이식 당일부터 항 바이러스 제제 약물 투여를 중단했다.

골수 이식을 받은 지 4년이 지난 지금 그의 신체에서는 HIV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에이즈에 걸렸다 완치됐을 뿐 아니라 약물에 의한 것이 아닌 인간 면역 유전자에 의한 자연치유로 기록되는 사례가 된 셈이다.



방송은 브라운이 이식받은 줄기세포 기증자가 HIV바이러스에 완전하게 면역력을 발휘하는 선천적 또는 후천적 유전자를 갖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유전자는 코카서스(백인) 인종의 1%만 보유한 희귀 유전자로, 17세기 중반 영국을 휩쓴 대역병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면역성이 후손을 통해 전해진 것으로 일부 학자들은 추정한다는 것이다.

세계 최초로 HIV를 발견했으며 에이즈 연구 권위자인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의 제이 레비는 "브라운의 사례는 에이즈 치유 연구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CBS는 또 다른 에이즈 전문가의 말을 인용,"브라운의 이야기는 굉장한 스토리이지만 모든 환자에 일반화할 수 있는 사례는 아니다"면서 "줄기세포 이식 수술 자체가 위험한데다 딱 맞는 공여자를 찾기도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운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에이즈에서 완전하게 살아남았다. 내 몸안의 HIV바이러스는 이제 하나도 없다"며 기쁨에 들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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