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태에, AI에, 공약파기에, 김기춘 사퇴설까지·· ·朴대통령 무거운 귀국길

기사승인 2014-01-23 16:50:01
- + 인쇄
[쿠키 정치] 박근혜 대통령은 새해 첫 해외 순방에서 ‘코리아 세일즈’에 주력하며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다시 험난한 국내 현안에 직면하게 됐다. 민심을 악화시킨 대형 악재들이 박 대통령을 겹겹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당장 전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 카드사의 금융정보 유출 사건을 수습하는 일이 급선무다. 박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순방 도중 “유출 경로를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 한다”며 국내 현안에 대해 지시를 내릴 정도로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여기에 주무 부처의 수장인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을 해 여야 모두의 공분을 샀고, 정보 유출과 관련된 후속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박 대통령의 부담을 더욱 짓누르는 형국이 됐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차단도 분초를 다투는 시급한 사안이다. 이미 수십만 마리의 오리가 살처분된 가운데 어느 정도 선에서 사태를 진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11년 구제역 사태처럼 늑장대응과 방역실패 논란을 부를 경우 국정운영을 책임진 박 대통령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기초선거 공천제 폐지를 백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당이 공천제 유지를 당론으로 확정지을 경우 지난 복지공약 축소 논란 때에 이어 또 공약을 파기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미 새누리당은 대국민 사과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청와대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식 부인하기는 했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사의 표명설까지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 연차총회 일정을 끝으로 취리히를 거쳐 7박 9일간의 인도·스위스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다시 내치 시험대에 서게 된 박 대통령이 악재에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다가오는 설 민심도 요동칠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