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만에 바뀐 국방부 “2007년 북한에 등거리 공동어로 제안…NLL 인정 전제”

기사승인 2013-07-12 12: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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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만에 바뀐 국방부 “2007년 북한에 등거리 공동어로 제안…NLL 인정 전제”

[쿠키 정치] 국방부는 12일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해 2007년 정상회담 후속으로 열린 남북국방장관회담에서 우리측이 NLL을 기준으로 같은 면적, 즉, 등면적을 공동어로구역으로 설정하자는 방안을 제시했고, 이는 NLL을 인정한다는 전제 하에서 논의하자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측은 이를 거부해 합의하지 못했다고 국방부는 덧붙였다.

국방부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국방부 대변인의 발언과는 사뭇 강조점이 다르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언론에 공개된 회담록을 보면 김정일은 북한이 주장하는 군사경계선과 우리 NLL 사이 수역을 공동어로구역 아니면 평화수역으로 설정하면 어떻겠냐고 말했다”면서 “이는 결코 우리 국익에 맞지 않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 말은 NLL 밑으로 우리가 관리하는 수역에 공동어로구역을 만들자는 내용이고, 이는 우리가 관할하는 수역을 북한에 양보하는 결과를 낳는다”며 “그 결과는 NLL을 포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특히 “북한의 주장대로 그곳에서 해군력을 빼고 경찰력만으로 경비를 서게 된다면 결국 북한 해군만 우리 수역에서 활동하게 되는 것”이라며 “그 결과는 북한 해군력이 덕적도 앞바다와 인천 앞바다까지 들어오게 되는 굉장히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하루 뒤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선 대변인 대신 나선 위용섭 공보담당관(육군대령)이 기자들과 질의 응답에서 2007년 정상회담 이후의 국방장관 회담 내용을 강조했다. 다음은 NLL과 관련한 12일 국방부 정례브리핑 질의응답 내용이다.

기자 : 어제 NLL 관련 말씀하신 부분 다시 한 번 짚을 것이 있어서 그러는데요. 그저께 국정원이 보도자료 낸 내용과 대동소이한 내용으로 보이고, 국방부가 지금까지 입장을 어떤 정쟁 부분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게다는 입장이었던 것 같은데 상황이 달라진 것인지, 그리고 국방부가 어제 그런 입장을 말씀하시기 전에 국정원과 사전조율이 있었다는 관측도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말씀해 주십시오.

국방부 : 그 부분에 대해서 대변인께서 말씀을 하셨지만, 제가 대변인 말씀을 충분히 들었기 때문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국정원과의 협조관계는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어제 대변인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보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내용을 기초로 해서 그 발언대로 하면, NLL 무실화가 역력하다 해서 그렇게 됐을 때는 국가안보의 위험이 있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 2007년도에 국방부가 발간한 책에 보면, 중국 불법 어선들의 어로행위를 차단할 수 있고, 원천봉쇄할 수 있고, 군사적 충돌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수역에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는 문제에 대해서 북한이 조속히 협의에 응해야 된다는 주장을 책에 이렇게 기재되어 있고, 국방부의 공식입장으로 나와 있던데, 공동어로수역 논의 자체가 잘못됐다는 판단을 하고 계십니까?

국방부 : 여러분들께서 책을 보셨다니까 잘 아시겠지만, 2007년 정상회담 후속으로 열린 남북장관회담에서 우리의 주요 전략은 NLL을 기준으로 같은 면적, 즉, 등면적을 공동어로구역으로 설정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NLL을 인정한다는 전제 하에서 논의하자는 취지였는데, 북측이 이를 거부한 것입니다.

이 기회에 정확하게 국방부 NLL에 대한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은 너무나 잘 알고 계시는 사항입니다. NLL은 휴전 이후 우리가 관할해 온 수역이고, 이미 사실상의 영토성 개념으로 굳어져 있습니다. 이 선을 지켜기 위해서 우리 수많은 국군장병들이 목숨을 바쳤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군은 NLL을 사수하고, 또 주권을 소유하는데 한 치의 오차도 없을 것입니다.

기자 : 공동어로수역 논의 자체는 할 수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에 대한 부분은요? 논의 자체가 잘못된 것입니까?

국방부 : 논의 자체는 그때 당시의 협상전략을 제가 말씀드렸고, 군사적 차원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저는 군사적 판단만 할뿐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좀 제한이 있습니다.

기자 : 어제 대변인이 김정일이 주장한 공동어로구역을 전제로 해서 그런 얘기를 하셨거든요. 그러니까 명확히 보면, 김정일의 주장에 근거해서 설명한 것은 맞는데, 보통 대변인이라는 자리나, 대변인의 말이라는 것이 굉장히 엄중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보통 가정에 의해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데, 어제 같은 경우는 김정일의 주장을 근거로 대한민국 국방부 대변인이 북한의 인민무력부 대변인도 아닌 국방부 대변인이 그런 얘기를 해서 그것이 언론에 대문짝만하게 나고, 그것을 인용해서 또 엉터리로 보도하는 곳이 몇 군데 있었거든요. 오늘 아침에. 이런 것은 사실 국방부 대변인으로서는 굉장히 부적절한 발언이고, 행위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방부 : 그 문제는 제가 답변드리기가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그동안에 NLL 논란이 일어나면서 군의 입장에 대해서 많은 기자 분들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마침, 어제 모 기자의 질문이 있었고, 거기에 대해서 대변인께서는 국방부가 평소 견지해 온 입장을 말씀드린 것으로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기자 : 하나만 더 추가로 여쭤볼게요. 어저께 대변인이 얘기한 부분은 김정일위원장이 말했는다는 대로 공동어로수역이 설정된다면 전제가 분명히 있습니까?

국방부 : 그런 과정하에 말씀드린 것입니다.

기자 : 즉, 그것은 NLL남쪽에 북한이 주장하는 해상 개선 중간 사이에 NLL을 순전히 100% 남쪽에 설치했을 경우에 그렇다는 거죠?

국방부 : 그렇습니다. NLL과 관련해서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별도로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자 : NLL과 관련해서 당시에 국방부 장관의 김장수 안보실장이 북한과 이 문제와 관련해서 장관급 회담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쪽의 공동어로수역을 제시했고 북한도 북한의 주장을 제시를 했죠. 그것이 일부는 언론에 보도도 됐는 데요. 지금 정확히 당시에 우리가 제시했던 공동어로수역과 북한이 제시했던 어로수역이 확인이 되지를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것은 혹시 국방부에서 당시에 협의했던 주체이니까 그 지도를 좀 공개해 줄 수 있습니까? 언론에?

국방부 : 지도공개 여부는 한번 관계부처와 논의를 해 보겠습니다. 논의를 해서 답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 NLL관련해서 군의 평소 입장을 정리해서 질문이 있었기 때문에 기회가 되어서 밝혔다고 하는데 어제 시점에서 장관님이나 이런 국방부의 수뇌부하고도 조율이 되어서 발표가 된 것인지 미리 준비를 하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리고 아까 NLL논의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그 부분도 지금 남북정상회담에서 논의된 것도 논의가 끝난 것이 아니고 논의가 되고 있던 와중에 대해서도 입장을 표명하신 이유가 특별히 있는지 궁금합니다.

국방부 : 제가 말씀드렸듯이 어떤 부서와 협조나 우리부와 논의나 이런 것은 없었습니다. 어제 대변인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보시면 평상시에 우리 군입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시겠지만 북측은 NLL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군사 분계선이라고 별도로 선을 나름대로 설정해 놓고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그런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국민 안전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지, 별다른 뜻은 없습니다.

오늘 브리핑을 마치겠습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