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안철수式 정치 비꼰 ‘무엇입니까’ 시리즈 아세요?

기사승인 2013-04-02 13: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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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안철수式 정치 비꼰  ‘무엇입니까’ 시리즈 아세요?

[쿠키 정치] 최근 여의도 정가를 중심으로 일명 ‘무엇입니까’ 우스개 시리즈가 등장했다. ‘박근혜 정치는 무엇입니까? 소신입니다. 박근혜 소신은 무엇입니까? 원칙입니다. 박근혜 원칙은 무엇입니까? 박근혜 정치입니다’ 식이다. 단순한 말장난 같지만 우여곡절 끝에 타결된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 직후 장·차관 등 고위직들이 잇달아 낙마하면서 드러난 인사 실패를 박 대통령의 정치 철학인 원칙과 소신에 빗댔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방향인 창조경제도 ‘무엇입니까’ 시리즈의 대상이 됐다. ‘박근혜의 창조경제는 무엇입니까? 박근혜 정부 핵심 키워드입니다. 핵심 키워드가 무엇입니까? 창조경제입니다’라는 표현은 실체는 모호하고 이미지만 뫼비우스의 띠처럼 반복되는 창조경제 담론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조차 지난달 30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창조경제 개념을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4·24 재보궐 선거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무소속 안철수 예비후보는 ‘무엇입니까’ 단골 대상이다. 안 예비후보는 지난해 대선 출마를 저울질 하던 시점부터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타이밍을 너무 잰다’, ‘간만 본다’는 이유로 인터넷 상에서 ‘간철수’라는 별칭까지 나돌았다.

안 예비후보를 소재로 한 ‘무엇입니까’ 시리즈는 ‘안철수 정치는 무엇입니까? 새 정치입니다. 새 정치는 무엇입니까? 안철수 정치입니다’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처럼 이미지와 구호만 있고 실체와 정책이 없지 않느냐는 점을 꼬집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예비후보는 지난달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새 정치”라며 “새 정치는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치”라고 설명했다.

‘무엇입니까’ 시리즈는 박 대통령과 안 예비후보 희화화에만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의 진로나 비전 대신 대선 패배 책임론에만 매달려 있는 민주통합당에 대해서도 여론의 시선이 따갑기는 매한가지다. 끊임없이 종북 논란에 시달리는 통합진보당과 서울 노원병 지역구 세습 논란에 휩싸인 진보정의당에게도 진정성을 묻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은 유효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