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뭐요?” 문재인 “그건…” 단일화 주도권 놓고 기싸움

기사승인 2012-11-09 00: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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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에 나선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 간의 신경전이 아슬아슬하다.

최종 대선후보 자리가 걸린, 워낙 중차대한 문제인데다 지지율 격차도 계속 좁혀지는 상황이어서 크고 작은 충돌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정몽준 후보는 단일화 이후의 갈등으로 결국 정 후보의 지지철회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단일화 ‘성공’ 못지않게 ‘과정’이 중요한데 문·안 두 후보의 초반전이 예상보다는 시끄럽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불만은 안 후보 쪽에서 터져 나왔다. 유민영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두 분 회동 당시와 다른 내용이 민주당발(發)로 보도된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마음이 ‘언론 플레이’로 얻어지겠느냐”고 따졌다. 안 후보의 조광희 비서실장도 사흘 연속 문 후보 측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전화로 유감을 표했다. 비서실장이 전화를 걸었다는 건 불만이 곧 안 후보의 뜻이란 얘기다.

안 후보 측이 발끈한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안 후보가 언급했다고 알려진 신당창당설, ‘문 후보가 형님답게 안 후보에게 통 크게 경선 룰을 양보할 것’이란 얘기, ‘안 후보가 양보하고 차기를 노릴 것’이란 소문 등이다. 안 후보 측은 민주당이 일부러 이런 소문을 퍼뜨린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히 ‘마음 넓은 형님’(문 후보)과 ‘욕심쟁이 아우’(안 후보)의 대결로 몰아가는 것에 극도로 불쾌해하고 있다. 향후 대응에 대해 캠프 관계자는 “일단은 우리의 소극적인 경고가 먹히는지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해 보다 강력한 대응 가능성도 내비쳤다.

안 후보 측의 공개적 불만 제기에 문 후보 측은 일단 해명에 나섰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브리핑에서 “신당론은 우리가 흘린 게 아니다. 오해 없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형님론’은 이어갔다. 박광온 캠프 대변인은 “문 후보는 우리가 좀 더 포용하고 어른스러운 자세로 상대를 대해 달라고 특별한 당부를 했다”고 소개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특히 문 후보 측의 향후 전략을 감안하면 갈등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캠프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이제부터 대결 구도를 ‘안정적 변화와 쇄신’(문 후보)과 ‘불안한 변화’(안 후보)로 가져가려 한다”고 말했다. 또 서민대통령도 더욱 부각시키려는 태도다.

따라서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캠프에서 안 후보의 ‘불안함’과 ‘비(非)서민성’을 강조할 때마다 반발할 수밖에 없다. 양측의 펀치 주고받기와 언론플레이는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김아진 기자 bhson@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