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 영웅, 칭송한다” 해경 피살 中네티즌 적반하장

기사승인 2011-12-13 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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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 영웅, 칭송한다” 해경 피살 中네티즌 적반하장

[쿠키 정치] 12일 중국 어선의 서해상 불법 조업을 단속 하던 해양경찰관이 중국인 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의 파문이 인터넷 공간에서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 네티즌들은 “명백한 해양주권 침해 행위”라며 발끈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의 폭력 행위에 폭력으로 대응했을 뿐이다. 앞으로도 한국은 조심해야할 것”이라는 식의 적반하장(賊反荷杖)·후안무치(厚顔無恥)를 드러냈다.

사건이 발생한 이후 중국 네티즌들은 각종 유명 인터넷 게시판 등에 모여 ‘중국 어민, 한국 해양경찰관 척살(刺殺)’이라는 제목의 글을 놓고 숱한 논쟁을 벌였다. 중국 네티즌들은 대다수 “한국 해경이 평소 폭력 진압을 하면서 이 같은 참극을 불러 일으켰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중국 네티즌은 “저 편(한국)이 중국 어선에 대해 무력을 남용하지 않았다면, 중국 어민도 반항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폭력이 폭력을 낳은 일이니, 먼저 폭력을 행사한 한국이 사과를 해야 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중국 어부가 뭔 죄인가. 물고기를 잡는 자유를 폭력으로 누르다니 꼴 좋다”라고 비아냥거렸다.

중국인 선원이 흉기를 소지하고 저항할 경우 접근 단계부터 총기 사용을 적극 사용하는 방안을 한국 정부가 검토한다고 밝히자 중국 네티즌들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국 경찰이 권총을 들면 중국 어민은 카라시니코프 소총을 들 것이고, 한국 경찰이 기관총을 들면 중국 어민은 RPG(휴대용 로켓포)로 무장할 것이며, 한국 경찰이 포격을 하면 중국 어선은 해군의 호위를 받으며 조업에 나설 것”이라며 “한국은 스스로 이번 사태를 촉발했다는 자성을 해야 하며, 더 나아가 붙잡아간 중국 선원들을 인도적으로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 해경을 해친 중국인 선장 청다위(42)를 ‘인민 영웅’으로 추켜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인터넷에 모여 “한국의 폭거에 당당히 행동한 인민 영웅에게 우리 모두 박수를 보낸다”거나 “인민 영웅이 털 끝 하나라도 다친다면 중국 함대가 출동해 한국을 묵사발로 만들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평소 한국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일본의 거대 커뮤니티 ‘2CH(2채널)’ 회원들도 이번 사안에 대해서만큼은 중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CH 관련 게시판에는 “한국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위법행동을 하면서도 단속 경찰을 흉기로 살해한 중국 어민은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거나 “한국을 속국으로 여기고 마치 제 앞 마당 드나들듯 불법 조업을 일삼은 것을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큰소리를 치다니, 중국 네티즌은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