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도 '재스민'향기…주민 폭동 시위 잇따라

기사승인 2011-02-23 18:01:01
- + 인쇄
[쿠키 정치]튀니지발 ‘자스민 혁명’이 중동지역 곳곳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북한에도 생계형 저항이 기승을 부리고 일부 지역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이거나 국가기관 간부를 공격하는 공권력 도전 행위가 나타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가 23일 보도했다.

방송은 함경북도 청진시 주민의 말을 인용, 악명 높은 이 도시 수남구역 전 보안서장이 이달초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다가 괴한들이 던진 돌에 맞아 숨졌다면서 “주민 신고를 받은 보안국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방송은 “이같은 행위는 14년동안 청진시 감찰과장과 수사과장, 예심과를 거치며 수십명의 주민을 적발해 교화소에 보낸 이 전직 간부에 대한 복수극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북한 보안국은 “ 이 전 보안서장이 악착같이 색출해 감옥에 보낸 사람들 가운데 배후가 있다고 보고 출소한 자들을 대상으로 내사를 진행중”이라고 이 주민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에서는 공권력의 약화 조짐 속에 생계형 범죄나 저항 사례가 수 차례 확인됐다고 RFA는 밝혔다.

지난 14일에는 평북 정주, 용천 등에서 주민 수십명이 전기와 쌀을 달라고 외치며 동시다발적으로 소동을 벌여 국가안전보위부가 주모자 색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함북 연사군에서는 한 주민이 땔감을 회수한 산림감독대 감독원 3명을 살해했다고는 전언이다.

엄격한 통제로 인해 집단저항이 사실상 불가능한 북한에서 이처럼 이례적으로 주민 저항이 속출하고 있는 것은 화폐개혁 실패, 배급식량 감소 등 북한 지도부의 잇따른 정책 실패로 일반 서민들의 생활고가 더욱 심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생활필수품 가격이 급등하고 대남 관계 경색으로 원조 식량조차 들어오지 않으면서 먹을 것조차 구하기 힘든 북한 내부 사정이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당국은 최근 국경지역에 대한 주민 감시체계 강화방안의 하나로 기존의 `5호 담당제'를 `3호 담당제'로 바꾸는 등 주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대북 인터넷매체인 데일리NK가 최근 보도한 바 있다.

RFA는 “북한 당국이 중동과 아프리카의 반정부 소요 사태 소식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외부 정보 유입 차단을 목적으로 지난 1월부터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휴대전화 대여도 금지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