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유아 사망사고… 불편함을 파는 DIY 가구 ‘이케아’의 한계

기사승인 2015-09-24 05: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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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유아 사망사고… 불편함을 파는 DIY 가구 ‘이케아’의 한계

유아 사망사고, 전문가가 설치·시공 했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일
DIY 가구는 피해 보상도 ‘막막’… 안전관련 사전 고지만 하면 ‘면책’ 유리

[쿠키뉴스=김진환 기자] 최근 해외에서 이케아 제품을 구매한 가정의 유아 사망사고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직접 조립·설치하는 이케아의 DIY 제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케아코리아가 진출한 후 국내에 보고된 유아 사망사고는 서랍장(말름) 전도 2건, 아이방 벽조명(스밀라) 전선에 의한 질식사 1건, 유아용 침대에 부착된 옷걸이(크로키그)에 의한 질식사 1건, 총 4건에 달한다.

이에 대해 국내 가구 전문가들은 이케아 가구는 소비자가 직접 설치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안전설치 부분에서 완벽할 수 없다는 DIY 가구의 태생적 한계를 지적하고 나섰다.

서랍장같은 중대형 가구의 경우는 앞으로 넘어지는 ‘전도’를 방지하기 위해 벽과 고정시키는 작업이 필수지만, 전문 시공사가 아닌 일반인의 경우 아예 설치를 안 하거나 제대로 설치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명의 유아가 사망한 말름 서랍장의 경우 이케아가 사후 조치로 ‘안전장치로 벽에 고정시키라’는 경고 문구를 삽입하고 고정키트를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지만 안전설치를 강제할 방법이 없어 유사한 사고는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다.

또 아이방 벽조명인 스밀라 역시 전문가가 시공해 전선을 벽에 고정시켰더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고였기 때문에 DIY 시공으로 인한 안전 문제는 계속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가구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콘크리트인 한국의 주택구조상 개인이 벽에 구멍을 뚫어 추가적인 안전 부품을 설치하는 게 익숙하지 않고, 비전문가가 제대로 설치했는지 확인하기도 어렵다”며 “최소한 유아를 둔 젊은 가정의 경우 직접 설치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반면 완제품을 직접 배송·설치하는 가구업체의 경우는 일단 안전문제에 있어서는 안심할 수 있다.

실제 국내 업체들은 중대형 가구 설치시 시공전문가가 직접 가구를 벽면에 고정시키고 소비자가 이를 거부할 경우 판매를 하지 않는 등 강제적 안전조치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주의사항과 가구를 오래 안전하게 사용하는 요령 등을 고객에게 직접 안내하는 것이 기본 판매 매뉴얼에 포함돼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설치 뿐만 아니라 이케아 DIY 가구의 안전사고시 보상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DIY 가구는 인적·물적 손해 발생시 현실적으로 보상이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 가구업체는 PL(생산물배상책임)보험이나 영업보험에 가입돼 사고나 파손시 피해에 대해 제작·시공한 책임을 져 보상을 하게 된다. 물론 이케아도 이런 보험에 가입돼 있으며 피해에 대한 보상 절차가 있다.

하지만 사고에 대한 원인이 누구인지에 따라 보상유무가 달라진다. DIY 가구 원 제품의 불량인지 아니면 제품을 잘 못 조립하고 설치한 소비자의 과실인지 논란이 생긴다.

제품의 구조적 결함을 증명하지 못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직접 조립·설치한 소비자의 몫이다.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개인이 이를 증명하기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앞선 해외의 사망사고도 결국 소비자의 사용 부주의로 결론 났다.

보상문제에 대해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이케아가 제품 내에 안전설치에 관한 안내서 삽입이나 경고 스티커 부착, 사전에 홈페이지 등을 이용해 안전에 관한 내용을 고지했다면 상당부분 면책이 될 수 있다”며 “이케아가 직접 설치했을 경우만 사고에 대한 확실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밝혔다. goldenbat@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