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패배'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새 총리 발탁

기사승인 2014-04-01 21: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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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총리를 전격 교체했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이날 사임한 장 마르크 에로 총리 후임에 마뉘엘 발스(51) 내무장관을 발탁했다.

발스 신임 총리는 전날 파리시 첫 여성 시장에 당선된 안 이달고(54)와 똑같이 스페인 출신이다. 62년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나 20세 때 프랑스로 귀화했다.

97년부터 2001년까지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 보좌관으로 일했으며 2002년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2011년엔 사회당(PS)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으나 5위에 그치면서 당시 올랑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후 올랑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2012년 5월 내무장관에 기용됐다.

발스 총리는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내무장관 시절 ‘프랑스 최고 치안감’으로 불릴 정도로 범죄와 치안 문제에 엄격함을 보였다. 이런 면모 때문에 발스 총리는 우파 지지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좌파 정치인으로 자리 잡았다. 잘 생긴 외모도 대중적 인기를 끄는 이유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발스의 지지율은 46%로 20% 안팎에 그치는 올랑드의 배가 넘었다. 높은 지지율은 지난해 10월 15세 집시 소녀 추방 논란으로 불거진 사임 여론까지 잠재웠다. 이번에 총리까지 꿰차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올랑드 대통령이 ‘새끼 호랑이’격인 발머 총리를 기용한 것은 이 같은 발머의 대중적 인기를 활용해 선거 패배 국면을 전환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아울러 우파 야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이 선전하고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이 돌풍을 일으킨 점도 보수적 성향의 발머를 발탁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저녁 지방선거 결선투표 결과가 나온 후 생중계 연설에서 “국민의 명확한 메시지를 들었다”며 “변화가 부족하고 너무 느렸으며, 일자리가 충분하지 못해 실업률이 높고, 세금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시작할 때”라며 “발스에게 프랑스 정부를 이끌어 갈 임무를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