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미국, 유타주 판사 일부다처 허용…4명 아내와 사는 남자 "역사적 판결""

기사승인 2013-12-15 1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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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미국 연방 지방법원이 일부다처제 금지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했다. 일부다처제 허용인 셈이다.

14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유타주 연방 지방법원의 클라크 워돕스 판사는 케이블방송인 TLC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해 진 일부다처주의자 코디 브라운이 낸 소송에서 일부다처제를 금지한 유타주의 법률이 헌법에 어긋난다면서 무효로 결정했다.

워돕스 판사는 “‘동거’를 금지하는 유타주 법 조항은 언론·종교·집회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1조에 어긋난다”고 판결했다. ‘동거’는 유타주 법률에서 제한하는 가족관계를 설명하면서 일부다처제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워돕스 판사는 판결문에서 “헌법이 여러 세월을 통해 다수에 의해 인정받지 못하는 집단이나 개인을 보호하는 쪽으로 해석하면서 발전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그는 특히 이번 판결에서 2003년 ‘로렌스 대 텍사스주’ 사건에서 항문성교를 금지하는 텍사스주 법률을 무효로 한 연방 대법원의 판결 내용을 인용했다. 앤소니 케네디 대법관 등은 당시 다수 의견을 통해 “헌법은 거주 또는 사적 장소, 그리고 사상과 이념·표현의 자유, 특정한 친밀 행위를 비롯해 자기결정권을 정부가 함부로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적시한 바 있다.

이번 판결은 연방 대법원이 1879년 ‘레이놀즈 대 미합중국’ 사건에서 주 정부에 일부다처제를 제한하는 권한을 인정한 판결을 뒤집은 것으로, 최근 다양한 결혼관계를 허용하려는 미국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미 언론은 평가했다.

한편 미국 대법원은 1879년 레이놀즈 대 미국정부 사건에서 주정주가 일부다처를 제한하는 권한을 인정해왔다.

소송을 낸 브라운은 몰몬교가 일부다처주의를 포기한 이후 갈려 나간 근본주의 분파인 연합사도형제단 신자로 4명의 아내와 살면서 17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이에대해 유타주는 공개적으로 일부다처제를 인정한 그를 중혼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해 왔다.

이같은 판결에 유타주 법무장관은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혀 사건이 연방 항소법원과 연방 대법원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