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유출 인정한 날 일본네티즌 반응 “그냥 확 불지 그래?”

기사승인 2013-08-03 10: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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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유출 인정한 날 일본네티즌 반응 “그냥 확 불지 그래?”

[쿠키 지구촌]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코전력이 방사능에 오염된 지하수가 바다로 유출됐다고 인정한 날 일본네티즌들이 반응이 공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 등 현지언론들은 7월 22일 도쿄전력이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원전 내 오염수가 지하를 통해 바다로 유출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전까지 방사능 오염수의 바다 유출은 전혀 없다고 주장해온 도쿄전력이 기존 입장을 뒤엎은 것이다.

일본네티즌들은 이 내용을 전하는 기사 하단에 많은 댓글을 달아 놓았다. 그리고 한국의 한 네티즌이 일본네티즌이 남긴 글을 번역해 국내 인터넷커뮤니티에 게재하면서 반응이 뜨거웠다.

댓글을 살펴보면 상당수 일본네티즌들은 도쿄전력의 방사능 바다 유출 인정 발표를 바로 하루 전날 치러진 참의원 선거와 연결시키고 있었다. 이들은 참의원 선거가 끝나기 전까지 후쿠시마의 오염수 유출사실을 은폐했다며 분노했다. 이 선거에서 일본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 연합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일본네티즌들은 “선거가 끝나니까 발표하는 군”, “원전 피해 주민도 자민당에 투표했다.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주변에 휩쓸려 놓고 나중에는 불만 분출하는 일본사람들. 국민성이 낮다는 건 이런 걸 얘기하는 거야”, “후쿠시마 시민 스스로 원전을 추진하는 자민당에게 투표했어. 이제 생선과 쌀이 팔리지 않아도 불만가지지 말라고”, “자민당을 압도적인 표차로 뽑은 후쿠시마는 이제 더 이상 동정하지 않아”라며 후쿠시마 시민들을 비판하거나 자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일본네티즌은 “이런 상황에서도 원전을 고집하는 아베총리와 자민당, 그리고 도쿄전력을 보면 일본 국민들의 건강과 지구환경보다도 자기들 이익이 중요하는 말이네”라며 꼬집었다.

일부 일본네티즌들은 “빨리 근해의 생선을 조사해서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발표하라고. 어린애들을 죽일 셈이냐”, “솔직히 밝혀라. 육지에도 오염이 퍼지고 있지 않나?”, “선거가 끝난 시점에…그냥 사람이 살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확 불어버리는 게 어때”, “이런데도 후쿠시마 해수욕장을 개장했어. 아이들도 수영하고 있더라. 솔직히 말해 바보들 아냐? 피폭의 무서움을 모르는 건가” 등의 댓글을 달며 방사능 피폭에 대한 불안감도 드러내고 있었다.

이를 본 한 한국네티즌들은 “일본 국민들이 방사능에 대해 무지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구나. 어쩜 이리도 똑같을까”라는 댓글을 남겼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