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박테리아 공포에 전세계 벌벌… 美·英 등서 의심환자

기사승인 2011-06-03 13: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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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국제] 유럽발 변종 박테리아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AFP 통신은 2일(현지시간) 슈퍼 박테리아인 병원성대장균에 따른 ‘용혈성 요독증 증후군(HUS)’으로 유럽에서 18명이 사망하는 등 슈퍼 박테리아 공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독일에서 처음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약 2000명 이상이 감염됐고 독일 17명, 스웨덴 1명 등 유럽에서만 사망자가 18명 발생했다.

◇독일 넘어 미국, 영국 등 의심환자=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이날 새 변종 박테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3명의 환자가 발생했다며 현재 정확한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 모두 최근 독일을 여행하고 돌아왔다.

영국 보건당국도 최근 독일을 여행하고 온 영국인 3명과 독일인 4명이 병원성 대장균에 감염됐다며 이는 최근 독일에서 발생한 변종 박테리아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중 3명은 심각한 신장 기능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 ‘용혈성 요독증후군(HUS)’ 증세도 나타났다. 나머지 4명은 혈변 등의 증세가 나왔다.



◇신종 박테리아만 있는 것이 아니다=유럽에서 확산되고 있는 신종 박테리아와 함께 새로운 바이러스 균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일본 도요마현에서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성 대장균 O-157 감염 환자가 나왔다.

교도통신은 지난달 6일 이 지역에 있는 한식 체인점 ‘규가쿠’에서 식사를 한 뒤 식중독에 걸린 20명 중 15명에게서 O-157균이 검출됐다고 현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일본 당국은 이 대장균이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신종 변종 박테리아와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식당 운영업체 측은 호주산 수입 쇠고기로 인해 감염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영국과 덴마크에선 항생제가 듣지 않는 신종 슈퍼박테리아가 발견됐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마크 홈스(예방수의학) 교수는 3일 의학저널 ‘랜싯 전염병(Lancet Infectious Diseases)’에서 영국과 덴마크에서 생산하고 있는 우유와 사람들에서 전혀 새로운 종류의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영국 남서부 450개 목장에서 채취한 표본 940개 중 13개에서 같은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는 신종 MRSA를 검출했다.

홈스 교수는 “이 슈퍼박테리아가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으로 지금까지 보고된 바 없는 신종”이라며 “공중보건에 잠재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살을 먹는’ 박테리아로 불리는 MRSA는 전 세계 병원 환자들의 주요 위협 요인이다. 세균에 감염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이 박테리아는 살균 우유나 유제품의 안전에는 큰 위협이 되지 않지만 동물을 직접 다루는 사람들에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의학저널 ‘항균제와 화학요법’도 “아일랜드의 병원에서 영국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한 신종 MRSA가 발견됐다”며 “이 박테리아 역시 소에서도 발견되고, 현 검사법으로는 검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종 박테리아, 실체는 밝혀졌지만…=유럽 질병통제예방센터(ECDC)는 2일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확산되고 있는 박테리아가 ‘병원성 대장균(E.coli)’의 변종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CDC는 이날 성명에서 “병의 감염인자가 ‘시가 톡신 생성 대장균’(STEC·Shiga toxin-producing Escherichia coli)으로 불리는 변종 박테리아로 판명됐다”고 전했다.

ECDC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드물게 생성되는 박테리아라고 추정했던 STEC가 이번 치명적인 감염 사태의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STEC에 감염되면 전형적으로 미열과 구토와 함께 복통이 발생하며 흔히 피가 섞인 설사를 동반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5일에서 7일 내 회복한다.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의 BGI 게놈연구소도 이날 독일을 강타하고 유럽에 보건비상을 걸게 한 박테리아가 새로운 변종 병원성 대장균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변종 박테리아에 대한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으면서 변종 박테리아에 대한 공포도 커지고 있다. 일부 국가에선 유럽산 채소수입을 금지하고 있어 외교갈등으로 까지 번질 조짐이다.

러시아는 2일 유럽에서 확산하는 변종 박테리아에 대한 우려로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으로부터 채소 수입을 금지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러시아는 매년 유럽으로부터 8억6800만 달러 어치의 채소를 수입해 왔다.

앞서 아랍에미리트도 독일과 스페인, 덴마크, 네덜란드산 오이 수입을 금지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수입 금지 조처를 즉각 해제하라고 요청했으며 러시아 당국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