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테러’ 日2ch측, FBI에 자료 제출…한국 개인블로그까지

기사승인 2010-03-06 05: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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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테러’ 日2ch측, FBI에 자료 제출…한국 개인블로그까지


[쿠키 IT] 한일 양국 네티즌들의 3·1절 ‘사이버테러’ 공방이 국제적인 분쟁으로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IT기업 PIE(Pacific Internet Exchange)가 한국 네티즌들의 일본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 2ch에 대한 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으로 인해 약250만달러(한화 약 29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FBI(미국연방수사국)·샌프란시스코 경찰과 법적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5일 PIE는 이번 공격과 관련된 구체적인 자료들을 FBI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일본 서버렌탈 업체인 빅서버닷컴(BIG-server.com)이 이날 공지를 통해 PIE의 자료제출 사실을 분명히 했다.

IT미디어 등 일본 IT전문 매체에 따르면 빅서버닷컴은 2ch에 서버를 제공하며 PIE는 서버가 위치한 미국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회사다.

PIE에 따르면 이번 공격과 관련해 FBI에 제출한 자료는 매우 광범위하다. PIE는 이날 아침 공격과 관련된 IP주소, 공격 패턴, 한국 포털사이트 내에 공격과 관련된 활동, 자동화된 스크립트 자료 등과 함께 공격 참가 의사 내용이 담긴 한글과 일본어로 된 개인블로그들까지 FBI에 넘겼다. 공격에 참가한 네티즌을 특정할 수 있는 모든 자료가 건네진 것이나 다름 없다. PIE는 이같은 진행상황을 FBI의 서울과 도쿄 지국에도 전화로 통보했다고 전했다.

PIE는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해 (자료를 제출했다는 사실 외에는) 더 이상 말할 수 없으며, 공격자들을 탐지해내기 위한 방법 역시 밝힐 수 없다”며 “우리의 네트워크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적 이슈에 대해서는 항상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광범위하면서도 구체적인 자료가 FBI에 제출되면서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서 반신반의로 여겨졌던 FBI 개입이 현실화에 더 가까워 진 것으로 보인다.

이어 PIE는 “우리는 복수하려는 것이 아니며, 그 누구도 체포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인터넷상에서 이뤄지는 이런 불미스런 행위들이 없어지기를 바라며, 편안히 잠을 자고 싶은 것일 뿐”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따라서 공격에 참가한 네티즌들 혹은 공격을 주도적으로 진행한 일부 네티즌이 특정된다 해도 입건이나 처벌로까지 이어질지는 확신할 수 없다. 단순 주의나 경고로 마무리 될 수도 있다. 다만 검토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당시 일본 내에서는 “국제 범죄로 입건될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한편 PIE는 6일에도 대규모 공격이 예정돼 있을지 모른다는 소식을 접했으며, 이에 대비해 아시아 및 미국 전역의 파트너사들과의 협력 아래 ‘코드 레드(Code Red·매우 심각한 위기 상황에 대한 경고)’를 발동, 전수방위를 실시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공격에 대해 일본 현지 언론들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의 연기에 대해 험담들이 2ch에 올라온 것을 보고 화가 난 한국 네티즌들이 감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2ch가 공격을 당한 직후에는 우리나라의 사이버 외교사절단 사이트 ‘반크’가 공격을 당해 한때 서비스가 마비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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