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네영화 내영화] 크리스마스 시즌 ‘틴틴’과 ‘아더 크리스마스’를 만나라

기사승인 2011-12-25 1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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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Z 네영화 내영화] 크리스마스 시즌 ‘틴틴’과 ‘아더 크리스마스’를 만나라

[쿠키 영화] 박영석(이하 ‘석’): 오늘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두 편의 영화를 소개할 텐데 그중 하나가 ‘틴틴’이다. 무엇보다 스필버그의 감독 복귀작이라는 점과 피터 잭슨의 제작이라는 화려한 라인업으로 많은 주목을 모았다

강민영(이하 ‘민’): ‘틴틴’은 제목 그대로 한 소년의 파란만장한 모험이야기다. 어드벤처를 위한 영화로, 나도 역시 피터잭슨과 스필버그가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너무 궁금햇다.

석: 스필버그가 애니메이션을 만들다니 정말 놀랐다. 스필버그가 ‘틴틴’ 원작을 읽고 영화화를 결심한 게 1981년이라고 하니 30년 만의 결과물이다. 원작자인 에르제 또한 “나의 작품을 영화화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스필버그”라고 지목했다고 하며, 제작 제의를 받은 피터 잭슨 또한 “지금 바로 내 뒤에 ‘틴틴’ 책이 있다”고 흥분하며 흔쾌히 스필버그의 손을 잡았다고 한다. 세 거장의 뜻이 모여져, 애니 캐릭터와 실제 배우의 연기를 혼합한 모션 픽쳐 기술로 영화가 만들어지게 됐다. 영화를 보니 참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모험이 펼쳐지더라.

민: 영화 자체가 너무 짜릿해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실사로는 구현할 수 없는 거의 모든 액션과 판타지를 구현해낸 것 같았다.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정말 많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있었나?

석: 나도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재밌게 봤다. 근데 중간 정도까지는 실사 영화로 찍어도 무리가 없을 거라는 생각에 어째서 애니로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의심이 중반부에 항해 장면과 사막 장면, 그리고 모로코 장면에 이르러서는 싸악 사라지더라. 무엇보다 사막에서 하독 선장에 의해 기억과 상상의 세계로 빠져드는 부분에서 모래위로 물이 쏟아지면서 바다 장면으로 연결되는 부분은 너무도 짜릿했다. 애니의 장점을 완벽히 살린 장면이다.

민: 이 영화의 백미는 카메라가 패닝하면서 하독선장의 환상씬을 구체화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말씀하신 사막씬은 정말 짜릿했다. 연극에 심취한 배우의 독백을 보는 느낌도 들었다. 참, 마지막 부두에서의 액션씬도 기억에 남지 않나. 아주 그냥 모두 박살내버리는 장면.

석: 물방울에 비친 상이 확대되면서 장면이 전환되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방식이 매우 창의적이었다. 거의 천재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액션 장면도 대단했다. 멋있었던 액션 장면으로는 어떤 게 떠오르나?

민: 마지막 부분은 거의 슬랩스틱의 절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 생각되었다. 그런데 액션씬뿐만 아니라 영화가 꽤나 고전적인 코메디를 겨냥한다 생각이 들었는데, 형사 둘이 나와 만담을 벌이는 장면은 할리우드 고전 코미디를 보는 느낌도 들었다.

석: 전체적으로 b급 느낌의 개그가 재미있었다. 또 재미있던 건 동물들의 활약이다. 틴틴의 친구 강아지의 활약이 대단하다. 더 큰 개랑 놀기도 하고 고양이랑 싸우기도 하고 매와 싸우는데 이들의 활약이 참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참 귀엽더라. 아이들이 좋아했을 것 같다.

민: 아무튼 틴틴은 애니메이션이지만 아이들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는 점이 맘에 든다. 어른들은 어린 시절 꿈꿨던 모험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피터잭슨과 스필버그가 그런 즐거움으로 작업하지 않았나 싶다.

석: 그야말로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였다.

민: 동물 이야기를 하시니까 생각난건데, 다음 소개해드릴 영화인 ‘아더 크리스마스’에는 정말 동물들이 떼거지로 나온다.

석: 산타는 어떻게 하룻밤에 20억 개의 선물을 배달할까? 라는 발상부터 참 특이하다.

민: 그런데 선물배달 방식이 최첨단이라 빵 터졌다. 심지어 선물을 배달하기 위해 엘프들이 벌이는 사투가 완전 ‘미션 임파서블’을 보는 느낌이더라.

석: 지금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는 ‘미션 임파서블’의 크리스마스 특집 애니메이션 버전이라 보셔도 된다(웃음). 말씀대로 SF적인 느낌이 섞여 들어간 게 너무 웃겼다. 산타의 집은 완전 우주선 내부 같고, 비행선을 타질 않나.

민: 그런데 이 영화도 ‘틴틴’처럼 약간 고전적인 부분에 대한 향수를 놓치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한 아이의 선물을 배달하지 못해서 결국 주인공 아더가 선택한 게 최첨단 장비가 아니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루돌프와 산타썰매잖나. 좀 맘이 짠하기도 하더라.

석: 특히 루돌프들이 참 귀여웠다. 장비의 차이로 두 아들의 차이를 보여주기도 한다. 효율적 배달의 중시하는 장남과 따뜻한 마음씨의 아더. 결국 마지막에는 그들 다 같이 감동하는 모습을 보며 역시 크리스마스 용 가족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 아더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다. 푸근한 산타의 인상이 아닌 전형적인 허당캐릭. 마지막에 가서 형과 동생의 세력다툼이라도 벌어질 줄 알았는데 훈훈한 결말이어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딱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울리는 영화가 아닌가 한다.

석: 정말 아이들 손잡고 가서 웃고 감동하며 보기에 좋은 크리스마스 용 영화인데 너무 일찍 개봉해서 아쉽긴 하다. 이미 극장에서 찾아보기가 상당히 힘들더라.

민: 두 편 다 크리스마스용 가족영화이긴 하지만, 역시 틴틴에 더 마음이 간다. 틴틴은 꽤나 오랫동안 상영할예정인 것 같으니 연말연시 가족끼리 오붓하게 볼 만한 영화로 추천드린다.

석: 둘 다 좋았지만 ‘틴틴’이 좀 경이로운 건 사실이다. 너무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은 ‘아더 크리스마스’을 더 좋아할 것 같다.

◇ ‘네영화 내영화’는 쿠키TV 프로그램 ‘연예브런치’내 영화 소개 코너로 영화칼럼리스트들이 진행한다. ‘크리스마스 추천 영화’는 12월 23일 방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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