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작은 영화] ‘행오버2’ 호불호 분명한 미국식 성인 코믹물

기사승인 2011-08-13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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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Z 작은 영화] ‘행오버2’ 호불호 분명한 미국식 성인 코믹물

[쿠키 영화] 오는 25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행오버2’는 호불호가 극명히 나뉘는 작품이다. 철저한 미국식 유머를 선보이는데 이 유머가 기호에 맞는 사람은 러닝타임 102분 내내 배꼽을 잡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도대체 어디에서 웃어야 할지 몰라 멀뚱거릴 수도 있다.

숙취를 뜻하는 제목 행오버(hangover)에서 눈치 챌 수 있듯, 영화는 폭음으로 전날 밤 기억을 통째로 날린 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살다 보면 과음으로 일명 ‘필름이 끊기는’ 현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는 것도 아닌데 기억은 없고 시간은 흘러 있다. 그때부터 불안과 답답함의 공포는 시작된다.

영화는 전작 ‘더 행오버’(2009)의 틀을 그대로 가져왔다. ‘더 행오버’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총각파티를 한 후 신랑이 실종되고, 친구들이 신랑을 찾아 나서는 내용을 담는다. 이들의 이야기는 ‘행오버2’로 이어진다. 세 친구 필(브래들리 쿠퍼), 스튜(에드헬름스), 앨런(잭 가리피아나키스)은 스튜의 총각파티를 위해 태국으로 건너간다.

총각파티의 악몽을 가진 스튜는 ‘총각파티’가 아닌 ‘총각 브런치’로 해결하려고 하지만 친구들에게 통할 리 없다. 결국 태국에서 총각파티가 벌어지고 이전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하며 한잔씩 마시지만 결국 또 필름이 끊긴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앨런은 머리가 싹 다 밀려 있고 예비신랑 스튜의 얼굴에는 현란한 타투가 새겨져 있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치자. 무엇보다 이들을 당황스럽게 한 건 침대에 뒹굴어 다니는 신부 동생 테디의 잘린 손가락이다. 설상가상으로 테디는 사라지고 없다. 도대체 지난밤 이들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런 황당한 상황을 영화는 희화화한다. 화장실 유머와 성적 농담, 엽기적 행동으로 상당히 난잡하다. 아무 생각 없이 보면 좋은 팝콘영화다. 그러나 다소 과하다 싶은 부분도 있다. 돼지 피가 튀기는 장면이나 트랜스 젠더의 성기가 여과 없이 등장하는 부분 등이다. 또 영화에 출연하는 연기하는 원숭이 크리스탈의 담배 피우는 장면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다행스럽게도 이 장면은 CG로 만들어졌다. 크리스탈이 담배를 피우지 않을 뿐더러 규정에 위배되고 동물학대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동물에게 담배를 물게 하고 불을 붙여 주는 모습이란 정말 비호감이다.

영화는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1, 2편 합쳐 미국에서만 5억 달러 이상을 벌었고 북미에서 역대 R등급(청소년 관람불가) 코미디영화 1,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미국과 정서가 다른 한국에서도 이 영화가 통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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