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talk] ‘명탐정 코난: 침묵의 15분’이 선사하는 한여름 속 눈 잔치

기사승인 2011-08-01 13: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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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Z talk] ‘명탐정 코난: 침묵의 15분’이 선사하는 한여름 속 눈 잔치

[쿠키 영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그리고 명탐정 코난

얼마 전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결정되는 순간 온 나라가 들썩이며 온 국민이 기뻐하는 순간을 맛보았다. 무더운 여름날 한밤중에 들려온 겨울올림픽 소식은 한 순간 더위를 싹 가시게 하는 즐겁고 반가운 소식이었다.

여름방학을 맞이한 혹서의 7월 말. 영화계에 또 하나의 시원한 소식이 들려왔다. 그것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하는 극장판 ‘명탐정 코난’ 시리즈의 열다섯 번째 작품 ‘침묵의 15분’의 개봉이다. 게다가 이번 작품은 멋진 설경을 배경으로 하니 작열하는 태양과 찌는 듯 한 더위쯤이야 우리의 코난을 만나며 물리쳐 볼만 하지 않을까?

설원에서 펼쳐지는 코난의 대모험

은빛으로 반짝이는 눈이 내린다. 새 하얗게 눈이 내리는 북촌마을. 눈 속에서 한 소년이 괴한에게 쫓기다가 절벽으로 떨어진다. 사납게 짖어대는 개가 쓰러진 소년에게 다가가고, 괴한은 물러서 사라진다. 8년 전에 일어난 사건이다.

전철 개통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리는 날 아침 도지사 앞으로 익명의 편지가 도착하고, 경찰은 테러를 막기 위해 분주하다. 브라운 박사님, 그리고 소년탐정단 친구들과 함께 우주전시회를 가던 코난은 지하차도에서 수상한 남자의 움직임을 발견하고, 마침내 그의 기지로 폭파 15초를 남겨두고 대참사를 막아낸다.

코난은 앞으로 더 큰 참사가 발생할 것을 예견하고 도지사가 참석할 예정인 북촌마을 이전 5주년 기념식이 열릴 북촌마을을 향해 떠난다. 눈 덮인 설원 속의 북촌마을은 5년 전 댐 건설로 인해 주민들이 새 마을로 이전하고, 스키장을 비롯한 각종 위락시설 건설과 함께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지다. 코난과 장미는 소년탐정단은 물론 유명한 탐정, 유미란 등과 함께 북촌 마을에 도착해 수상한 과거의 사건들을 되짚어보며 더 큰 참사의 위기와 맞서게 된다.

열다섯 살을 맞이한 명탐정 코난 시리즈

‘명탐정 코난’ 시리즈는 만화책에서부터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영화와 게임까지 다양한 장르로 만들어져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시리즈 중 하나다. 이번 15편 ‘침묵의 15분’은 15주년 기념으로 기획되어 시리즈 중 최고의 스케일과 액션, 미스터리, 그리고 최신무기 등으로 무장해 선보인다. 올해 4월 일본 개봉에서 3800만 달러(한화로 약 400억 원)의 수입을 기록했고, “쓰나미와 원전 사태 이후 침체된 일본 영화계에 활력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영화 팬들의 마음을 치유한 영화”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15주년 기념작품에 어울리게 ‘15’라는 숫자가 지닌 여러 가지 수수께끼와 웃음의 코드가 영화 속 곳곳에 담겨 있다. 코난의 활약을 보며 숨겨진 15의 수수께끼들을 하나씩 찾아보는 것도 이번 ‘명탐정 코난: 침묵의 15분’을 즐기는 또 하나의 즐거움일 것이다.

15번째로 열린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예매시작 3분 33초 만에 전회 매진 기록을 세워 최고의 인기작에 등극했고, 이를 연출한 시즈노 코분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부천에서 만난 시즈노 감독은 “초반의 스릴 넘치는 테러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직접 지하철과 고속도로를 촬영 취재하기도 했다”고 했다. 또 설원에서 펼쳐지는 멋진 장면을 연출한 데 반해 자신은 “할 줄 아는 겨울스포츠가 하나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코난이 안겨주는 보너스 선물들

영화 개봉과 아울러 서울 인사동 덕원갤러리에서는 오는 18일까지 ‘명탐정 코난 15주년 기념 특별전’이 함께 열려 오리지널 포스터, 애니메이션 작화 감독의 스케치, 시나리오 대본, 스토리 보드 등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

장마가 끝나고 찾아든 무더위를 스크린에 펼쳐진 설원 속에서 흥미진진하게 진실을 파헤치는 코난과 소년탐정단의 맹활약을 보며 이겨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엔딩크레딧 장면에서 볼 수 있는 실사로 촬영된 스키장면과 피겨스케이팅 장면은 영화가 끝났음에도 한 번 더 더위를 쫓아내주는 보너스를 안겨줄 것이다.

한여름에 찾아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낭보처럼, 설원 속에서 펼쳐지는 ‘명탐정 코난: 침묵의 15분’을 극장가에서 만나 8월의 더위를 이겨보는 것은 어떨까?


정지욱(鄭智旭, 영화평론가, nadesiko@unitel.co.kr )
현재 일본 Re:WORKS 서울사무소 편집장으로 일하며,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심사위원, 동아일보 신춘문예 영화평론부문본심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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