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먹고 사는 ‘나가수’…‘재도전 논란’ 잊힐 쯤 ‘중간편집 논란’

기사승인 2011-05-15 23: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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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먹고 사는 ‘나가수’…‘재도전 논란’ 잊힐 쯤 ‘중간편집 논란’

‘나가수’ BMK만 보여 주고 끝?…“시청자 우롱하나” 불만 속출

[쿠키 연예] MBC 서바이벌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가 두 번째 경연 중간에 끝을 맺어 시청자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나가수’ 애청자들은 15일, 2차 경연 분량을 보다가 맥이 풀렸다. 3주에 걸친 한 번의 공연, 두 번의 경연을 끝내고 누가 탈락자가 될 것인지에 대해 맘 조리고 시청하던 중 흐름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1차 경연에서 7위를 기록한 BMK가 2차 경연에서 이선희의 노래 ‘아름다운 강산’을 부른 게 2차 경연의 첫 무대이자 마지막이었다. BMK를 제외한 6명의 출연자 분량은 짧게 편집돼 ‘다음 주 예고’로만 소개됐다.

경연자를 소개하는 진행자인 이소라가 BMK에 앞서 등장하지 않았고, 또 제작진의 의도가 설명되지 않은 채 곧바로 정엽의 ‘스페셜 영상’으로 넘어갔다. 정엽은 마치 뒤늦은 고별 무대처럼 등장해 송창식의 ‘담배 가게 아가씨’를 불렀다. 정엽은 지난 3월27일자 방송에서 탈락했던 출연자이기에 그 등장은 심히 생뚱맞았다.

이에 일부 시청자는 카메라가 객석도 비추지 않고 무대 위에 선 정엽 위주로 편집된 것을 근거로 들며 “정엽을 위한 무대가 아니라 프로그램 시간을 때우기 위해 넣은 제작진의 술수 같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정엽 무대에 대한 의구심은 지엽적 불만이다. 방송이 끝난 후 많은 시청자들은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는 사전 설명 없이 탈락자 발표를 연기한 제작진의 행태에 대한 불만의 글들을 속속 올리고 있다. 지난주 방송 말미에 소개된 예고편은 시청자로 하여금 이번 주에 탈락자가 결정될 것으로 생각하게 하기에 충분했고, 이를 하나의 ‘약속’으로 받아들였던 시청자로서는 제작진의 독단적 행동이 약속을 저버린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시청자 김우* 씨는 “매회 순위가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많은 시청자의 기대를 저버렸다. 시청자와의 약속을 저버리는 프로그램은 국제적 망신”이라고 분개하며 “방송 분량이 문제가 되는 것이라면 경연을 3번으로 하는 게 더 낫다. 그렇게 정한다면 시청자도 기대하고 볼 것”이라고 질책했다.

김애* 씨 역시 “모든 시청자가 오늘 결과가 나올 줄 알고 있었다. 왜 이런 반푼이(푼수) 같은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게 무슨 미니시리즈냐. 시청률 오르니 초심이 다시 흔들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은* 씨도 “(2차 경연 진행 전) 중간 평가에 비중을 둬서 한 회분을 떼어 먹는 게 말이 되냐. 혼자 노래한 것처럼 편집된 BMK를 바보 만드는 것이냐. ‘중요한 장면을 끊어서 다음 회를 기대해 달라’는 식의 이런 방송 편집을 아직도 고집하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재* 씨는 “방송 분량을 늘리려면 차라리 가수들이 편곡·연습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질타했다.

15일 전파를 탄 ‘나가수’는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았던 분량이었다. 출연자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으로 한 달 만에 방송을 재기한 뒤 첫 번째 탈락자가 결정될 것으로 예고된 상황이었다. 실력파 가수 임재범, BMK, 김연우의 합류로 인해 경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과연 누가 첫 불운을 맛보게 될 것인 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또 500명의 청중평가단 중 일부가 블로그, 트위터, 미니홈피 등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2차 경연은 기립 박수가 나올 정도로 굉장한 무대였다” “소녀시대의 런 데빌 런‘(Run devil run)을 부른 YB가 탈락자가 될 것”이라며 예고한 스포일러가 실제와 같은지 비교하려는 욕구도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았다.

하지만 제작진은 첫 번째 탈락자가 결정될 것이라는 지난주 예고편과 달리 탈락자 발표를 한 주 더 미룸에 따라 시청자의 기대를 짓밟은 꼴이 됐다. 또, 한 달 휴식 후 제작진이 새롭게 정한 규칙이 ‘3주 동안 두 차례의 경연을 벌인 후 각각의 결과를 더해 최종 탈락자를 결정한다’는 것이었던 것을 상기해 보면, 제작진 스스로 정한 원칙을 다시 한 번 스스로 깨는 우를 범한 것이기도 하다.

제작진이 밝힌 ‘3주 동안’이라는 표현이 특히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15일 방송분에서 중간 편집을 강행한 것에 비춰 보면 제작진은 3주 동안을 ‘출연자는 3주에 걸쳐 두 차례 경연을 펼친다. 방송 분량은 3주 이상 나가도 무방하다’고 간주한 꼴이 된다. 하지만 ‘나가수’의 새로운 출발에 맞춰 제작진이 자청한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한 ‘새로운 원칙’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던 사람들의 생각도 같을까? 이번 중간 편집에 대해 표출하는 큰 불만에 미뤄 볼 때,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3주 동안이라는 표현을 ‘탈락자 선정에 걸리는 총 시간’으로 이해, 3주마다 한 번씩 탈락자가 결정된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사전에 공표한 규칙에 존재하지 않았던 재도전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나가수’. 스포일러가 극성을 부릴 정도로 시청자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재기에 성공하는가 싶더니 또 다시 ‘시간 때우기’ 편집으로 원성을 사고 있다. 결과 사전 노출, 모호한 규칙, 중간 편집 등 다방면에서 발생되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초심을 되찾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에도 또 너그럽게 눈감아 줄 지는 시청자의 몫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