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the 인디’s] 너 알아? 인디 밴드 이름에 숨겨진 비밀을…①

기사승인 2011-04-30 1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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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Z the 인디’s] 너 알아? 인디 밴드 이름에 숨겨진 비밀을…①

[쿠키 문화] 인대 밴드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밴드 이름에 대해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이름만 들어도 단번에 의미를 알 수 있을만한 밴드도 있지만, 알쏭달쏭한 밴드 이름이 대부분이다.

밴드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밴드 이름의 정확한 속 뜻. 지금부터 파헤쳐보자.

글루미 몽키즈
이재철(보컬), 박민영(기타), 김연준(기타), 김지만(베이스), 박병석(드럼)으로 구성된 5인조 남성 밴드. 본인들이 평하길 얼굴 생김새가 원숭이 닮았다고 말한다. 실용음악과 교수님이 몽키즈라 정해줬는데 밋밋해서 글루미 몽키즈라 정했다. 글루미의 우울함 아닌 감성적인 몽키즈라고 강조했다. 자신들을 ‘노래하는 감성적인 원숭이’라 소개했다.

소란
고영배(보컬), 서면호(베이스), 편유일(드럼)이 2009년 결성한 밴드. 고영배가 미리 이름은 지어놓고 밴드를 결성했다. 음악스타일은 맞지만 이름이 맘에 안 든다며 불만을 토로했던 멤버도 있었다. 하지만, 소란이라는 이름이 맘에 들었던 고영배는 밀어붙였다. 반어적인 의미의 소란이다. 시끄럽고 정신 속 빼는 음악이 아닌 잔잔하고 점잖은 음악스타일을 추구한다.
이름에 관한 에피소드를 묻자 “여성 발라드 가수로 생각했다가 자신들의 보고 놀란 사람과 아직도 이름을 소라니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불만 아닌 불만은 “인터넷에 자신들의 기사 검색이 힘들다는 것”을 꼽았다.

데이브레이크
이원석(보컬), 정유종(기타), 김선일(베이스), 김장원(키보드)으로 구성되어 2007년 데뷔했다. 멜론루키 프로젝트에 참가하려면 팀 이름을 빨리 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김장원이 알파벳 소문자 ‘db’가 헤드폰 모양으로 재밌다며 약자를 열심히 찾았다. 데이터베이스, 데시벨 등 여러 의견이 나왔는데 기타을 담당하는 정유종이 ‘데이브레이크’를 제안했다. 멤버들은 다들 바로 찬성했다. ‘데이브레이크’는 어두운 밤이 지나가고, 어슴푸레 빛이 찾아오는 이른 아침을 뜻한다. 말 그대로 ‘새벽’이 주는 차분하고 긍정적인 의미 그것이 데이브레이크 음악의 색깔이다.

뭉크
서영준(보컬), 권익환(기타), 정석원(베이스), 이현규(드럼). 2009년 밴드를 결성하고 공연을 하기 위해 밴드 이름이 필요했다. 공연 전 합주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지만 정하지 못하고 그냥 어감이 좋아 뭉크로 선택했다. 유명한 화가 뭉크, 피아니스트 뭉크, 대중음악계에 유명한 뭉크가 되는 것이 목표다. 만약 이순신이나 을지문덕 장군의 어감이 좋았다면 밴드 이름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야광토끼
본명 임유진. 검정치마의 건반을 담당했던 야광토끼가 솔로 앨범을 냈다. 야광토끼란 이름은 친구들이 지어줬다. 특별한 의미는 없다. 토끼에 관련된 물건 수집을 좋아했고, 친구들은 단순하게 토끼를 좋아하니까 토끼를 권유했다. 토끼에 야광을 붙인 것뿐. 어쨌든 한 번 들으면 잊지 힘든 이름 야광토끼. 반짝반짝 빛나는 토끼가 될까?

브로콜리 너마저
덕원(보컬, 베이스), 잔디(키보드), 류지(보컬, 드럼), 향기(기타)로 이루어진 모던록 밴드. 1, 2집 모두 성공을 거둔 현재, 인디 신의 아이콘이다. 브로콜리 너마저는 로마 황제 시저의 마지막 말인 “부루투스, 너마저”를 떠올리며 만든 이름이다. 큰 의미는 없다. 물론 멤버들이 브로콜리에게 악감정도 없다.

굴소년단
김원구(보컬, 기타), 김동현(베이스), 정신우(드럼, 코러스), 장호라(키보드), 최새록(기타)으로 구성해 2007년 데뷔.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 소설 ‘굴’에 감명을 받았고, 굴을 좋아한 나머지 하루가 멀다 하고 동네 식당에서 굴덮밥을 먹었다. 어느 날은 주인아주머니가 “굴 소년 왔네”라고 말씀하셨고 그대로 밴드 이름으로 지었다. 뭔가 우울한 의미를 예상했다면 완전히 빗나갔다. 굴소년단 답게 유쾌하게 이름이 지어졌다.

좋아서 하는 밴드
조준호(퍼커션), 손현(기타), 안복진(아코디언), 백가영(베이스)로 이뤄진 좋아서 하는 밴드는 2008년 결성되었다. ‘좋아서 하는 밴드’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던 대로다. 별 의미 없다. 밴드 이름을 정하지 않고 공연을 하던 당시, 공연 하다가 누군가 ‘밴드 이름이 뭐냐’고 물었다. 그때 한 멤버가 “저희는 그냥 좋아서 하는 밴드인데요”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름이 지금의 ‘좋아서 하는 밴드’다. 아마도 밴드 활동이 싫어지기 전까지는 이름 바뀔 일은 없을 거 같다.

사진=글루미 몽키즈(위부터). 좋아서 하는 밴드, 데이브레이크. 팬카페 및 본인 제공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효상 기자 islandcity@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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