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어쿠스틱’ 백진희, “한국판 아만다 사이프리드? 좋죠~”

기사승인 2010-11-02 11: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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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연예]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서의 백치미 역을 실감나게 소화했지만 톱스타 린제이 로한의 그림자에 가렸던 아만드 사이프리드는 2년 뒤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로 세계적 배우의 자리에 올랐다. 이후 영화 <클로이>에서는 섹시하고 도발적 모습을 선보였고, <레터스 투 줄리엣> <디어존>에서는 사랑스러운 소녀를 연기해,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에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있다면 충무로에는 백진희가 있다.

중학교 3학년 때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연예계에 입문했고, 이후 CF를 통해 종종 대중들에게 얼굴을 비췄다. 지난 2008년 독립영화 <사람을 찾습니다>로 연기 스타트를 끊은 후 지난해 영화 <반두비>에서 당돌한 여고생 ‘민서’ 역을 맡아 외국인 노동자 친구를 위해 악덕 사장에게 쓴 소리를 퍼붓는 실감나는 연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연기에 타고난 재능이 있어 보였지만 그녀의 어렸을 적 꿈은 연기자가 아니었다고 한다.

“배우요? 사실 동경의 대상이었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어요. 소속사와 인연을 맺으면서 연기를 시작했고, 하다 보니까 욕심이 나더라고요. 제가 하나에 꽂히면 빠져버리는 성격이거든요.(웃음)”

<반두비> 이후 백진희에 대해 영화계는 호평이 이어졌고, 지난 2월 영화 <호야>에 이어 지난달 개봉한 <어쿠스틱>, 이달 18일 선보일 <페스티벌>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어쿠스틱>에서는 그룹 2AM의 멤버 임슬옹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아이돌 스타와 연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부분이다. 잘못된 팬심에 의한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이 걱정했어요. 오빠에게 팬들이 무섭다며 이야기했더니 오빠가 우리 팬들은 그렇지 않다며 안심시켜줬죠. 그리고 제가 가장 나중에 영화에 합류하게 되서 나름 걱정도 많았는데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참 고마웠어요.”

촬영하는 동안 임슬옹과 많이 친해졌다고 말한 백진희는, 임슬옹이 첫 영화를 찍지만 배우로서 배울 점이 많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오빠는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 연기를 보여줬어요. 그리고 정말 열심히 하더라고요. 사실 다른 배우들은 몸이 피곤하면 모니터링 하는 것도 게을러지기 마련이거든요. 그런데 오빠는 한 번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어요. 이런 성실한 점은 제가 정말 많이 배웠어요.”

영화 <어쿠스틱>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세 편으로 나눠졌다. 백진희는 마지막 편 ‘잠금 해제’에서 미래사회에 살고 있는 여대생이 죽은 부모와의 추억이 담긴 스마트폰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당찬 모습을 보여준다. 준비기간이 짧아 걱정도 많았지만 감독과의 끊임없는 대화가 있었기에 만족하는 작품이 됐다며 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마지막 엔딩 장면이 원래 제가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슬옹 오빠가 기타를 치면서 끝내는 장면이었는데 감독님과 상의해서 엔딩 장면을 바꿨어요. 제가 바꾸자고 제의했는데 선뜻 오케이 하시더라고요. 혹시 영화를 아직 못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극장의 엔딩과 처음의 엔딩 중 어떤 게 낫나 지켜봐주시길 바래요.”


[쿠키人터뷰]‘어쿠스틱’  백진희, “한국판 아만다 사이프리드? 좋죠~”



눈 깜빡하고 나니 스타가 됐다는 벼락스타보다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고 싶다는 백진희는 김미숙을 롤모델로 꼽았다. 미모는 물론이고 정적인 연기를 하면서도 입꼬리나 눈빛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내공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스타가 되고 싶어 연기자에 도전하는 요즘 신인 배우들과는 달리 연기파 배우를 꿈꾸는 백진희가 뱉은 단어 중 가장 많이 언급됐던 것이 바로 ‘준비된 연기자’, ‘눈빛 연기가 통하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현장에 가면 준비해간 것과 다르게 흘러갈 때가 있어요. 그런 막연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작품을 하는 데 있어서 완벽하게 소화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 조금 덜 실수하고 덜 후회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러다보면 깊이 있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요? 눈빛도 그렇고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은화 기자 choieh@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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